/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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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본격적으로 자산축소에 돌입하면서 코스피시장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양적축소가 시장 유동성을 줄여 주식시장을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미간 금리역전 사태로 자본유출 우려도 커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차가 경제 펀더멘털을 건드리지 않는 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 자산축소… 코스피, ‘버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오는 10월부터 매월 100억원 규모의 보유자산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행했던 양적완화(QE) 이후 첫 자산축소다. 연준의 보유자산은 당시 1조달러 미만이었지만 현재 4조5000억달러 수준으로 불어났다.


연준은 올해 100억달러 수준으로 시작해 내년에는 월 500억달러로 보유자산 축소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연준이 만기가 도래한 채권의 원금을 회수하면 시중 통화량이 줄어들어 금리인상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정책금리는 시장의 예상대로 1.00~1.25%로 동결했다. 다만 연내 총 세차례 인상 전망을 그대로 유지해 12월에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예고했다. 이어 FOMC는 2019년 두차례, 2020년에는 한차례의 금리인상이 더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단 금리가 동결되면서 점도표상의 장기 중립금리도 기존의 3.0%에서 2.75%로 낮아졌다. 점도표는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FOMC 위원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적정 기준금리에 점을 찍는 분포도다. 위원들이 생각을 담은 일종의 설문조사와 같다.


FOMC 성명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미국의 경제상황에 대해 “노동시장이 계속 강화되고 있고 경제활동은 올 들어 현재까지 완만하게 증가했다”며 “특히 기업들의 고정자산 투자가 최근 반등세”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경제 호황과 다르게 낮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이유에 대해선 우려를 제기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를 밑도는 인플레이션은 미스터리”라며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밑도는 점과 이것이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더 낮출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자산축소 결정이 주식시장에 단기 조정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 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결정 당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5% 이상 빠졌고 일본 니케이225지수도 12%가량 조정을 받았다.

강현기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자산축소로 인해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차가 벌어지고 미국의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면 위험자산 할인율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조정도 나올 수 있어 당분간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코스피시장의 경우 미국과의 금리 역전현상으로 더 충격이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충분히 시장에 반영된 이슈라 코스피시장도 잘 버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과거사례를 보면 미국과 금리역전 상황이 벌어진 후 코스피지수는 상승세를 보였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2019년 기준금리 인상이 세차례에서 두차례로 하향돼 완만한 금리인상 경로를 강조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며 “다만 이대로라면 오는 12월에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의 역전 현상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서 애널리스트는 “과거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가 역전된 두차례 시기의 국내 증시를 살펴보면 FOMC 회의를 앞두고 상승하던 코스피가 기준금리 역전이 확정된 이후에도 상승 추세를 유지하는 패턴을 보였다”며 “추가 금리인상이 있더라도 경제 펀더멘털 회복을 해치지 않는 일정 수준(중립금리로 표현)까지는 주식시장의 상승 국면이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