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DB
사진=이미지투데이DB
#. 직장인 A씨는 최근 설계사와 만나 종합보험 가입을 진행한 후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A씨는 태블릿PC로 서류를 안내받고 전자서명으로 가입을 몇분만에 끝냈다. 몇년전 다량의 서류작성으로 진을 뺐던 경험이 떠오른 A씨는 "과거에는 서류작성에만 한시간이 소요됐었다"며 "가입 절차가 간편해져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수많은 서류로 상징되는 보험가입절차가 간편해졌다. 늘 수십장의 서류를 확인해야 했던 가입자들은 이제 태블릿PC로 몇분이면 가입을 끝낼 수 있다. 보험청약의 핵심이던 서명도 전자서명서비스가 정착돼 보험영업의 디지털화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디지털 영업화'로 웃는 고객과 보험사

보험 가입은 가입설계와 청약, 청약서류 전달 순으로 이뤄진다. 과거에는 보험설계사들이 고객을 직접 만나 서류에 자필 서명을 하는 방식으로 청약을 진행했지만 2011년 말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태블릿PC를 활용한 전자청약이 본격화됐다.


하지만 간편하다는 호평이 이어지던 태블릿PC 청약 방식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청약서 부본 등 종이 서류를 따로 전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존재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스마트폰에서도 청약이 가능한 모바일방식으로 선회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모바일플랫폼을 개발해 보험가입은 물론, 계약대출, 보험금 청구까지 휴대폰에서 가능하도록 서비스 중이다. 특히 모바일로 청약서는 물론 보험약관까지 확인할 수 있어 간편성은 더 증대됐다.

전자서명 확산도 눈에 띈다. 보험가입 시 반드시 필요한 서명의 경우 몇년전만 해도 자필서명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보험업권 기술발전으로 전자서명이 대중화된 추세다.


특히 2015년 태블릿PC 기반 모바일 영업지원시스템을 오픈한 ABL생명은 올 7월 기준 전체 설계사 92.7%가 이 시스템을 이용하며 성공적인 디지털영업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BL생명은 자사 전자서명청약 체결률이 7월말 기준 90.6%를 기록, 업계 최상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전자서명 본인인증 기능도 더 스마트해졌다. 지난해 초 현대해상이 업계 최초로 본인확인을 위한 전자서명 인증인 ‘휴대폰 직접서명’ 인증서비스를 내놓은 이후 보험사들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며 서명 디지털화에 힘썼다.

그중 NH농협생명은 올 6월, 모바일과 PC를 통합한 신영업지원시스템 '내맘N플러스'를 선보이며 본인명의 핸드폰 외 카드인증으로 본인인증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디지털영업화는 설계사와 고객, 보험사 모두에게 효율적인 방식"이라며 "더 편리하고 간편한 보험가입 절차를 위해 전자서명서비스는 더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전자서명, 모든 생보계약 적용… 업계 숙원 풀렸다

최근에는 전자서명과 관련 보험업계의 숙원이었던 법안이 시행됐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11월1일부터 모든 생명보험 계약에 태블릿PC를 비롯한 모바일 기기로 전자서명하는 방식이 허용된다. 

이달부터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타인의 동의를 서면뿐 아니라 전자서명으로도 받을 수 있게 하는 개정 상법이 시행돼서다.

전자서명은 2011년 말 보험업계에 도입됐으나 타인의 생명을 보험금 지급 사유로 한 보험계약에 한해 보험계약자와 보험 대상자가 다르면 타인의 동의를 반드시 서면으로 받도록 했다. 이는 보험 대상자 몰래 보험에 가입했다가 대상자를 살해하고 보험금을 타내는 보험사기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태블릿PC 등 전자적 방법에 의한 보험계약 모집이 활성화돼 있는 상황에서 서면동의를 받는 것은 불필요한 출력물 비용이 발생할 뿐 아니라 고객의 편의성과 접근성에도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전자서명이 점차 보편화되자 타인 동의도 따로 지문을 받는 전제 하에 전자서명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법 시행은 사실상 모든 생명보험 계약에 전자서명이 적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며 "보험사 간 모바일청약 간소화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