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QM6 GDe. /사진=이지완 기자
르노삼성 QM6 GDe. /사진=이지완 기자
르노삼성의 효자 모델 중 하나인 QM6 GDe. 아직까지 디젤엔진 중심인 중형SUV시장에서 가솔린엔진이라는 색다른 매력으로 어필하고 있는 차종이다. SUV는 거친 험로, 오프로드를 달려야 할 것만 같은 고정관념이 있지만 QM6 GDe는 이를 역행한다.
르노삼성의 QM6 GDe는 도심형 SUV를 표방하며 국내 중형SUV시장에 가솔린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남겼다. 2017년 9월 첫 출시 이후 1년여만에 중형 가솔린 SUV 최초로 누적 판매대수 2만대를 돌파했다. 거친 SUV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완전히 깨버렸다.

르노삼성의 QM6 GDe가 힘이 부족한 SUV라는 약점이 있음에도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뭘까. 지난 13일 QM6 GDe를 타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음식점에서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한 카페까지 약 41㎞를 달렸다. 대부분이 도심주행이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의 심정으로 주행했다.


도심주행에서 생각해야 될 점은 고속주행이 아닌 정속주행이다. 출퇴근길, 정체가 심한 도로 위를 달리는 일이 많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만큼 가다서다를 반복해야 하는 일이 많다는 얘기다.

이 때문일까. 일반적인 자동차 시승 때와는 주행코스가 달랐다. 르노삼성이 추구하는 QM6 가솔린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려놓은 코스였다. 르노삼성은 도심형 SUV라는 콘셉트로 이 모델의 단점을 감췄다. 중형 SUV의 최대출력이 144마력이라는 사실은 ‘힘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남기기 충분하다.

실제로 QM6 GDe에서 매번 아쉬운 점으로 거론되는 것이 ‘힘’이다. 이는 실제 주행과정에서도 확실히 드러나는 부분.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국내 중형SUV시장에서 가솔린 모델이 긍정적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 가성비, 부드러움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통한 것.
르노삼성 QM6 GDe 프리미엄 인테리어 패키지.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 QM6 GDe 프리미엄 인테리어 패키지.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은 나름의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실제 주행해본 결과, QM6 GDe는 순간가속이 뛰어난 차는 아니다. 그러나 도심형 SUV라는 인식을 머리에 담는다면 해당 모델의 이점은 확실히 부각된다.
덜컹거림 없이 유연하게 밟히는 엑셀과 CVT 미션의 조화로 부드러운 출발과 가속감을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도 이질감 없이 차체를 멈춰주는 제동능력, 정숙성 등은 이를 뒷받침한다. 여기에 비교적 말랑말랑하게 세팅된 차량이 정체구간이 많은 도심주행 시 쉽게 누적되는 발과 몸의 피로도를 최소화시켜준다.


힘이 떨어진다고 완전히 재미없는 차도 아니다. 매뉴얼 모드로 전환했을 때 느낄 수 있는 나름의 거친 모습과 이를 뒷받침하는 안정감도 QM6 GDe의 매력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시승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간은 남한산성 도립공원을 오르내리는 구간이었다. 주행 중 가장 험난했던 구간이었다. 이 구간에서 매뉴얼 모드로 전환해 주행해보니 강력하지는 않지만 나름의 단단한 주행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시승 후반기, 시간은 어느덧 퇴근시간에 임박했다. 남한산성을 지나 강남으로 넘어오니 다소 정체된 구간이 많아졌다. 하지만 엔진 브레이크가 더해지니 연비도 어느정도 확보됐다.

QM6 GDe의 복합연비는 11.7㎞/ℓ(17~18인치 타이어 기준)인데 실주행 연비는 9㎞/ℓ(도심주행 연비)를 웃돌았다. 남한산성 코스에서 수동으로 속도를 내보고 정체구간에서 브레이크를 수차례 밟아 가다서다를 반복한 것 치고는 준수한 성적이다.

QM6 GDe는 확실히 유연한 모델이다. 외관 역시 거칠기보다 부드럽고 도시적인 세련미가 넘치는 모습이다. 확실히 카리스마 넘치는 거친 감성은 없지만 물 흐르듯 유연하다. 그래서 이 차를 실제 주행해보면 부족한 힘의 단점이 상당부분 가려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승차에 함께 동승한 인스트럭터는 “QM6 GDe는 가족들을 위한 차로 딱 맞는 것 같다”며 “부드러운 주행능력 등을 갖춰 여성운전자에게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