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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의 부진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이 동반 고민에 빠지게 됐다. /사진=로이터 |
유로2020을 앞둔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이 갑작스런 난제를 안았다. 주전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는 물론 세컨 자원인 케파 아리사발라가(첼시)까지 부진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다비드 데 헤아는 지난 1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에버튼전에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데 헤아는 이날 경기에서 전반 3분 킥 미스로 도미닉 칼버트 르윈에게 득점을 헌납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경기는 1-1로 비겼지만, 데 헤아의 안정감이 예전같지 않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 데 헤아는 지난해 말 열린 왓포드와의 경기에서도 정면으로 날아오는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해 상대에게 실점을 내준 바 있다.
데 헤아는 스페인 안방을 10년 넘게 지켜온 '부동의 넘버1' 이케르 카시야스를 밀어낸 장본인이다. 카시야스가 사라지면서 스페인 골문은 데 헤아가 주전으로 나서는 가운데 케파 아리사발라가(첼시)가 백업으로 나서는 구도로 바뀌었다. 하지만 데 헤아의 폼이 예전같지 않은 데다 케파까지 덩달아 부진에 빠지며 스페인은 예상치 못한 골키퍼 문제를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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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의 케파 아리사발라가 골키퍼(왼쪽)는 이번 시즌 부진이 이어지며 결국 주전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사진=로이터 |
지난 2018년 골키퍼 역대 최다 이적료인 7100만파운드(한화 약 1090억원)에 첼시로 넘어간 케파는 첼시와 스페인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골키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데뷔 시즌 감독이던 마우리시오 사리와 이른바 '교체 거부' 논란에 휘말리더니 이번 시즌에는 급격한 경기력 하락이 찾아왔다. 이번 시즌 리그 24경기에서 32골을 실점하는 사이 선방률은 56%에 그쳤다. 20개 구단 주전 골키퍼들 중 단연 최하위다. 결국 첼시의 안방은 40세의 윌리 카바예로 골키퍼에게로 넘어갔다.
스페인 국가대표팀은 오는 여름 유로2020 대회를 치른다. 앞서 열린 예선에서 스페인은 8승2무 무패의 성적으로 F조를 1위로 통과했다. 이 기간 26골을 득점하면서 실점은 단 5골에 그쳤다. 전체 3위(폴란드와 동률)에 해당하는 수치다. 다른 조들이 5개국 체제로 치뤄진 반면 스페인이 속한 F조를 비롯해 G조와 H조가 6개국 체제로 예선을 펼친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기록이다.
스페인을 통과시킨 공수 양면의 강점 중 수비, 그것도 골문에서 균열이 생기고 있다. 아직 시즌이 끝난 건 아니지만 주전 자리를 놓고 다투는 두 골키퍼의 부진은 엔리케 감독에게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대안도 마뜩찮다. 데 헤아와 케파가 남은 시즌 폼을 회복해 엔리케 감독을 고민거리로부터 해방시켜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