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김창성 기자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김창성 기자

부동산시장 곳곳이 규제로 뒤엉켰지만 이를 피해 스스로 미래가치를 키우는 곳이 있다. 비규제지역이면서 다양한 교통호재를 품은 곳이다. 비규제지역인 만큼 세금 부담이 적지만 다양한 개발호재가 있어 환금성도 뛰어나다. 규제를 피한 탓에 가격이 뛰고 거래량도 늘며 시장이 주목한다.

규제 피한 곳이 뜨는 이유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가 계속되자 세금 폭탄을 피해 비규제지역으로 눈길을 돌리는 수요자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비규제지역은 대출 규제가 덜해 자금마련이 상대적으로 용이한데다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도 짧아 투자처로 안성맞춤이다. 양도세, 보유세 등 세금 부담도 적다.

비규제지역 중에서도 철도 교통 호재를 갖춘 지역에 대한 수요자의 관심이 특히 높다. 지역 내에 철도가 개통되면 단순히 교통망만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역세권 개발과 함께 각종 편의시설과 교육시설 등이 들어서 전체적인 정주여건이 향상된다.


정주여건 개선은 결국 주택 수요를 늘려 인구 유입을 이끌고 이는 집값 상승까지 불러와 수요자들은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

비규제지역이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과 인천발 KTX 호재를 누릴 수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신규 분양 단지에는 ‘억’ 단위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0월 분양한 ‘인천 송도 SK뷰 센트럴’은 분양 당시 전용면적 84.78㎡의 분양가가 4억7947만원이었지만 올 2월 분양권이 6억7283만원(31층)에 팔려 1억9336만원의 웃돈이 형성됐다.
정부 규제에 비규제지역이 주목 받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정부 규제에 비규제지역이 주목 받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아파트값 상승률 껑충… 수요 집중

교통 호재를 갖춘 비규제 지역에 대한 관심은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이 예정된 강원도 속초시와 신안산선·월곶-판교선 호재가 있는 경기도 시흥시 아파트 거래량은 대책 전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 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직전 1개월(11월14일~12월15일)과 직후 1개월(12월17일~2020년 1월16일)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국토부 실거래가 자료) 자료를 살펴보면 강원도 속초시는 12·16 대책 발표 직전 1개월 간 123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대책 발표 직후 1개월 동안에는 208건이 거래돼 69.1% 증가했다. 시흥시도 같은 기간 653건에서 875건으로 거래량이 33.99%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투기지역인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꽁꽁 얼었다. 12·16 대책 발표 직전 1개월 간 590건이 거래됐지만 직후 1개월 간은 162건만 거래돼 72.54%나 하락했다.


비규제지역은 매매가격 상승률도 두드러진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20 대책 이후 3월 넷째 주(23일 기준)까지 전국에서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경기 오산시로 이 기간 4.78% 올랐다. 이어 ▲군포 4.70% ▲구리 3.75% ▲수원 권선구 3.49% ▲세종 3.31% ▲안산 단원구 3.01% ▲인천 연수구 2.99% ▲시흥 2.79% ▲화성 2.74% ▲수원 팔달구 2.72% 순이다.

상승률 상위 10개 지역 중 구리, 세종, 수원 권선·팔달을 제외한 6곳이 비규제지역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04%에 그쳤고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0.39%) 서초(-0.40%) 송파(-0.30%)의 하락세가 눈에 띈다.

업계 관계자는 “강화된 부동산시장 규제로 청약 및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수요자들이 비규제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며 “비규제지역 중에서도 교통호재를 갖춰 미래가치가 확실한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어 계속 값이 뛸 경우 추가 규제 지역에 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