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은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등 새로운 업무환경을 맞이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한 대기업 사무실. /사진=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은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등 새로운 업무환경을 맞이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한 대기업 사무실. /사진=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는 ‘비대면’(언택트) 바람이 한창이다. 프로야구, 프로축구 등 스포츠분야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전경기 무관중으로 일정이 치러지고 있으며 카페와 음식점 등 일상생활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비대면을 적용하기 위한 움직임이 포착된다.

언택트는 접촉을 뜻하는 영어단어 ‘콘택트’(contact)와 ‘반대’라는 의미를 지닌 부정접두사 ‘언’(un)이 더해진 단어로 ‘접촉 없는’이라는 뜻을 지닌 신조어다.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가 ‘트렌드코리아 2018’에서 언급해 주목받았다. 산업연구원(KIET)은 ‘포스트 코로나(코로나19 이후) 시대의 비대면 서비스 모델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가 비대면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서비스 산업이 다른 모습으로 진화했다”며 “코로나19 이후에도 이런 추세는 이어질 것이다. 비대면 비즈니스 모델에 적용할 기술 개발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며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와 규제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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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80% 비대면 ‘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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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환경은 사람 간 접촉을 기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등장했고 빠른 시일 내에 사회 시스템 전반에 도입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이 시기가 앞당겨졌으며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비대면 환경이 일상생활에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는 지난 3월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되며 본격적인 비대면 시대에 돌입했다. 당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며 비대면이라는 불길에 기름을 끼얹었다. 시민들은 의류, 음식 등 생활필수품을 구입할 때 마트 대신 온라인 전자상거래를 이용했고 재택근무, 화상회의 등 비대면 업무도 활성화됐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각광받았던 인공지능(AI),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에서도 비대면 바람을 타고 속속 새로운 기술을 도입 중이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시민들은 사회 전반에 비대면 기술이 도입되는 것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6월3일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19와 비대면, 디지털 사회 전환’ 여론조사에서 비대면화와 온라인화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80%가 “비대면과 디지털화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20%에 그쳤다.

어떤 부문에서 비대면 기술을 이용할 것인지 물었을 때 ‘온라인 보험금 청구’가 82%로 가장 각광받았다. 이어 ▲드라이브스루 쇼핑(74%) ▲온라인 원격강의·수강(72%) ▲온라인 도서관(70%) ▲원격병원진료(64%) ▲온라인 원격근무·재택근무(57%) ▲온라인 콘서트, 전시회 관람(53%) ▲온라인 채용면접(48%) ▲온라인 부동산 거래계약(48%) ▲온라인 종교활동(46%) 순이었다.

실물경제엔 비대면이 이미 가시적인 효과를 끼쳤다. 특히 식자재화 생활필수품을 거래하는 이커머스시장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통계청이 6월3일 발표한 ‘4월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총 12조2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조3309억원(12.5%)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음식서비스 배달업종은 1조2631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5755억원(83.7%) 증가했으며 음·식료품은 1조5219억원으로 1년 전보다 4621억원(43.6%)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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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으로 전화위복 계기 삼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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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인재를 채용할 때도 비대면 방식의 화상면접을 도입했다. /사진=뉴시스
기업들은 인재를 채용할 때도 비대면 방식의 화상면접을 도입했다. /사진=뉴시스
산업계에서도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코로나19 상황이 겹치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비대면 기술을 속속 도입한다. 제조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제조기업의 디지털화)과 맞물리면서 종전에는 볼 수 없었던 업무환경도 연이어 등장하는 모습이다.

직원 사이에 코로나19가 전파될 것을 우려해 재택근무와 화상회의를 병행하고 AI와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도입해 업무환경을 개선한다. 생산현장엔 스마트공장을 비롯해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앞당겨 생산라인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해 업무 처리 및 보고를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시스템도 도입한다.

삼성SDS, LG CNS, SK㈜ C&C 등 SI기업(컴퓨터 시스템 및 전산설계 기업)은 경쟁적으로 비대면 환경을 구축하고 각종 기술을 뽐내며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한다.

정부도 이 같은 산업환경에 걸맞게 코로나19 이후의 상황에 대비해 비대면 관련 산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자”며 의료, 유통, 교육 등의 영역에서 비대면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며 “급부상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비대면 거래, 비대면 의료서비스, 재택근무, 원격교육, 배달유통 등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정부는 비대면 산업을 빅데이터, AI 등 4차 산업혁명과 결합한 기회의 산업으로 적극적으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