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점포 시대… 편의점 어디가 최고?

#. 대학생 김동현씨(23)는 최근 편의점을 갈 때마다 가격을 비교하는 버릇이 생겼다. 일부 품목의 경우 같은 제품이라도 편의점마다 가격 차이가 있어서다. 심지어 1+1이나 2+1 행사를 하는 경우 가격 차이는 더 난다. 김씨는 “편의점마다 가격이 다른 제품이 있다”며 “굳이 비싸게 구입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가격을 비교하게 된다”고 말했다.

#. 예비 창업자 이정환씨(60)는 사업 아이템으로 편의점을 고심하고 있다. 편의점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지적이 있긴 해도 다른 프랜차이즈와 달리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하지만 편의점업체별로 초기 투자 비용과 수익 구조, 지원 혜택이 각각 달라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편의점인 시대. 2011년 2만개이던 국내 편의점수는 2020년 현재 5만개에 육박한다.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 점포 수만 해도 4만2000개가 넘는다. 이 많고 많은 편의점 중 어느 곳을 선택해야 이득일까. 소비자와 예비 창업자의 관점에서 편의점 4사를 비교 분석했다.

어디서 어떻게?… 편의점 알뜰하게 이용하는 법


먼저 김씨의 궁금증부터 짚어보자. 왜 편의점 제품 가격은 업체별로, 지점별로 다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가맹점 형태로 운영되는 편의점은 ‘동일 상품 동일 가격’ 원칙이 적용된다. GS25와 CU에서 파는 신라면 가격이 같고 서울 세븐일레븐과 제주 세븐일레븐에서 파는 신라면 값이 동일하다.

물론 예외도 있다. 소주가 대표적 사례다. 소주와 같이 가격 민감도가 높은 상품은 상권에 따라 가격이 조정될 수 있다. 편의점 점포 주변에 슈퍼와 마트가 있거나 다른 브랜드 편의점과 경합이 생기는 경우 본사와 점주의 협의 하에 가격 변동이 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은 업체별로 취급하는 제품이 크게 다르지 않아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 99%가 동일한 가격에 판매된다”며 “단 1%는 예외적으로 상권의 특수성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주와 같이 가격 민감도가 높은 상품은 편의점 본사와 점주의 협의에 따라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주택가, 80m 거리를 둔 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진로' 가격이 상이한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소주와 같이 가격 민감도가 높은 상품은 편의점 본사와 점주의 협의에 따라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주택가, 80m 거리를 둔 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진로' 가격이 상이한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편의점 업체별 가격 경쟁력은 사실상 프로모션에서 갈린다. 편의점업체는 매달 500~700여개 상품을1+1, 2+1 등 ‘+1’ 행사 대상으로 지정한다. 행사 상품은 편의점 본사와 납품업체(제조사) 간의 협의에 따라 선정하며 비용도 함께 부담한다.

행사 대상은 판매가 부진하거나 발주 자체가 안되는 상품, 혹은 새로 출시한 신제품이 주를 이룬다. 추가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제조사가 프로모션을 요청하는 것. ‘+1’을 증정하더라도 오히려 판매량이 늘면서 매출이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

행사 상품은 편의점 본사와 제조사·관계사·경쟁사·영업이익 등에 따라 매달 달라진다. 따라서 어디서 어떤 행사를 하는지 미리 살펴본 후 구매하면 알뜰 쇼핑이 가능하다. 업계별 비교는 ‘편의점모아’·‘원터치 편의점’ 앱이나 ‘펴늬’ 같은 사이트를 이용하면 좋다.

통신사 제휴 할인이나 멤버십 적립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GS25는 KT와 LG유플러스 멤버십 할인과 구매금액 1%의 GS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CU는 SKT 멤버십 할인과 CU멤버십 포인트 적립을 이용할 수 있다. VIP 등급은 2%, 프렌드 등급은 1%가 1일 3회까지 적립된다.

세븐일레븐은 SKT 멤버십 할인, 롯데 계열사 통합 멤버십인 엘포인트 0.5% 적립이 가능하다. 이마트24는 KT 멤버십 할인을 받을 수 있고 마찬가지로 구매금액의 0.5%를 신세계 계열사 통합 멤버십인 신세계포인트에 적립할 수 있다. 통신사 할인은 등급에 따라 5~10% 받을 수 있는데 동일 조건에선 GS25가 두개 통신사 할인이 가능해 소비자 편의성이 높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그래픽=김민준 기자

편의점 창업 어디가 좋을까… 4사 지원 혜택 보니


편의점 사업을 시작하려는 예비 창업주나 재계약을 앞둔 가맹점주에겐 어느 편의점이 유리할까. 가맹계약 전 업체별 수익구조와 브랜드 평판 등을 비교하는 것은 물론. 한발 나아가 본사의 다양한 지원책도 들여다볼 만하다. 

GS25는 신규 가맹점에 한해 약 6개월 동안 신선식품과 담배를 제외한 일반 상품의 판매 추이를 확인한 후 원가 기준 50만원 한도 내에서 상품을 자유롭게 반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 폐기 비용도 100% 지원한다. 신규 가맹점주가 초기 미숙한 경영으로 손실을 입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가맹점주 경조사나 긴급 입원 시에는 본사에서 근무자를 지원해주는 ‘엔젤 서비스’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가맹점주 대상 무료 법률 상담도 가능하며 20년 장기운영을 한 가맹점주에게는 가족과 함께 종합건강검진 혜택도 제공한다.

CU는 가맹점주가 전문가에게 노무, 법률, 세무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 문제로 가맹점주가 애를 먹는 노무관리의 경우 ‘퇴근해CU’ 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앱에서는 근로계약서 작성, 근태 관리, 급여 계산 등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대출금이나 학자금 지원 등으로 가맹점주를 돕는다. 우리은행과 함께 조성한 1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바탕으로 가맹점주가 대출할 때 신용등급별로 산정된 대출 금리에서 1.44%포인트 감면받을 수 있다. 대학생 자녀를 둔 가맹점주에게는 등록금을 무이자로 대출해준다.

업계 후발주자인 이마트24는 영업일수와 휴무 자율성을 높여 가맹점주를 사로잡고 있다. 기존 3사는 24시간 미운영점에 지원금 등을 차등 지급한다. 이와는 달리 이마트24는 조건이 없어 현재 야간 영업을 하지 않는 점포 비중이 전체 80%를 차지한다.

5년, 10년, 15년 초과 운영 가맹점에 대해서는 자녀 학자금도 지급한다. 교육단계별로 ▲유치원 최대 8회 240만원▲중·고등학교 12학기 전액 ▲대학교 4년제 8학기 최대 4000만원, 2년제 4학기 최대 2000만원 등이며 이는 이마트24 본사 직원의 복지 혜택과 동일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