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30일 오후 9시 이후 서울 송파구의 한 음식점의 관계자가 매장 정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30일 오후 9시 이후 서울 송파구의 한 음식점의 관계자가 매장 정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해당하는 방역 강화 조치가 시행되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시행 첫날부터 식당과 카페는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이로 인해 아예 가게 문을 닫아버린 곳도 발생했다. 

3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부터 오는 9월6일까지 수도권 소재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 제과점은 밤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매장 내 음식·음료 섭취를 금지하고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영업제한 조치에 매출 '뚝'


방역 강화 조치가 시행된 첫날인 30일 수도권 지역 식당과 프랜차이즈 카페에선 업주들의 한숨이 이어졌다. 매장 이용이 금지된 카페에선 손님 흔적을 찾기 어려웠고 식당 역시 종일 한산한 모습을 이어가다 밤 9시에 일제히 매장 불을 껐다. 
경기도 평택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이날 저녁 7시쯤 문을 닫았다. 최씨는 “어차피 거리두기 때문에 밤 9시면 문을 닫아야 하는데 손님을 더 기다려봐야 뭐 하느냐”며 “맘 편히 일찍 들어가서 쉬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정부는 일주일만 견디라고 하지만 벌써 반년째 근근이 버티고 있다”며 “1월 말에 코로나19 터진 뒤로 유지비도 안 벌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프랜차이즈 카페는 매장 이용조차 불가해지면서 손님이 뚝 끊겼다. 커피전문점업계에 따르면 매장 이용 고객과 포장 고객의 비율은 6대4 혹은 5대5 정도. 매장 이용 고객 비중인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줄어들 위기 상황이다. 

한 커피전문점 가맹점주는 “카페는 대부분 자리 이용하려고 오는 것인데 테이크아웃만 하기 위해 오겠느냐”며 “매출이 반의 반으로 줄었다”고 호소했다. 

임시 휴업 잇따라… 피해 보상 가능할까

 
 서울 명동거리의 한 매장에 코로나19로 인한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장동규 기자
서울 명동거리의 한 매장에 코로나19로 인한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장동규 기자

아예 문을 일주일 동안 장사를 접기로 한 경우도 부지기수다. 전기세와 재료비, 인건비 등 운영 비용을 고려해 임시 휴업을 선택한 것이다.
서울 은평구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점주는 9월6일까지 가게 문을 닫기로 했다. 이 점주는 “장마로 인한 채소값 폭등으로 재료비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거리두기 강화로 손님이 끊길텐데 유지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특히 주류를 파는 식당은 주 영업시간인 밤 시간대에 아예 장사를 할 수 없는 상황. 실제로 유흥가인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는 문 앞에 ‘임시 휴업’ 안내문을 붙여 놓은 가게들이 수두룩하다.


자영업자들은 방역강화로 인한 피해 보상이 필요하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3월에 발표한 자영업자 대상 비상대책이 대부분 9월까지만 작동하며 이마저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에서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추가 경기보완 대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는 방역강화로 인해 피해를 입는 업종 등을 핀셋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경기 보완 대책을 다음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