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LG엔솔) IPO(기업공개) 공모주 청약에 무려 442만여명이 참여하면서 5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지난 1월 18일과 19일 이틀 새 7조97억원 급증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IPO(기업공개) 공모주 청약에 무려 442만여명이 참여하면서 5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지난 1월 18일과 19일 이틀 새 7조97억원 급증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 주담대 ‘7% 시대’, 목졸리는 영끌족… 전세대출자도 ‘지옥행’

② 전세대출 한 달 이자 164만원… 월세는 103만원

③ 대출이자 4%p 뛸 때 예금금리는 고작 0.4%p 올랐다

④ 기준금리 1.25%로 같은데 예대마진은 0.7%p 더 벌어졌다

⑤ 카드론 이자율 20% 육박… 2금융권 두드린 대출자들 '빚폭탄' 우려

“그깟 대출이자, 우린 빚내서 ‘공모주’ 청약한다”


#. 서울 영등포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38)는 지난 18일과 19일 이틀간 진행된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을 신청하기 위해 가지고 있던 종잣돈과 2000만원 한도의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총동원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는 4.8%로 한 달 이자는 8만원. 하지만 ‘따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마감)으로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만큼 이 정도의 이자는 부담도 안되는 수준으로 판단했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IPO(기업공개) 공모주 청약에 무려 442만여명이 참여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광풍이 다시 한 번 휘몰아쳤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LG엔솔의 공모주 일반 청약 마지막날(19일) 기준 56조3579억원으로 청약 직전일인 지난 17일(49조3482억원)에 비해 불과 이틀 새 7조97억원 급증했다.

지난 18일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50조7200억원으로 전일보다 1조3718억원 늘어난데 이어 지난 19일 하루 만에 5조6379억원 급증하면서 이틀 만에 7조원 이상 급증한 것이다.

다만 1월21일 약 111조원의 청약 증거금이 환불되면서 25일 마통 잔액은 48조8012억원으로 17일(49조3482억원)보다 5470억원 줄었다.


LG엔솔 청약을 위해 마이너스통장 신규 개설도 늘었다. 청약 전날인 지난 17일부터 청약이 진행된 18일과 19일까지 사흘 간 5대 은행에서 신규로 개설한 마이너스통장 수는 4618개에 달한다. 예금을 빼서 청약에 나선 투자자들도 많았다. 5대 은행의 지난 18일 기준 수시 입출금식 예금(MMDA : Money Market Deposit Accounts)를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697조8698억원으로 전일보다 2조6532억원 줄었다.

빚투 광풍이 불면서 LG엔솔은 IPO 시장에서 새 역사를 썼다. 역대 최대 청약 증거금인 114조원을 끌어모으며 국내 증시 IPO 사상 처음으로 청약 증거금 100조원을 넘어섰다. 청약 건수는 442만4000여건으로 중복 청약 금지 이후 사상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LG엔솔 청약 증거금이 환불되자 많은 투자자들이 자금을 다시 대출 상환에 쓰면서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25일 기준 138조4169억원으로 지난해 말(139조5572억원)보다 1조1403억원 줄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규모 IPO는 막대한 유동성을 흡수한다”면서 “대규모 신주 상장은 청약 전·후로 자금 유출입 규모가 커지고 증시 전반 수급 상황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