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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정성호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천의 얼굴'과 '미친 재능'. 조용필, 임재범, 김상중, 서경석, 추사랑, 한석규 등 무려 60여명의 유명인을 표현할 수 있는 정성호(48)를 향한 수식어들이다. 성별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정성호 스타일로 '복사'해내는 모습은 매번 감탄을 불러 일으킨다.
[코미디언을 만나다] 스무 번째 주인공은 1998년 MBC 공채 9기 개그맨으로 방송활동을 시작한 정성호다.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야'에서 '주연아' 코너로 대박을 쳤고, '웃고 또 웃고'에서는 임재범으로 등장해 성대모사의 진수를 보여줬다. 활동 영역을 넓혀 tvN 'SNL 코리아'에서는 수많은 정치인들을 모사하며 풍자 개그를 맛깔나게 소화하며 코미디언으로서의 색깔을 더욱 다채롭게 만든 그다.
'어떻게 이렇게 성대모사를 잘하냐'라는 질문을 수없이 받는다. 정성호는 오히려 다른 동료들에 비해 '평범'했었기 때문에 성대모사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성대모사를 하는 코미디언도 좋은 활동을 펼치고, 성대모사의 대상이 되는 인물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서로 '윈윈'하는 관계가 되길 바란다는 정성호다.
정성호는 최근 KBS 2TV의 '개승자'를 통해 오랜만에 공개 코미디 무대에도 섰다. 그는 오랜 활동 기간 중 자신을 잃은 순간도 있었고 코미디 무대가 사라지는 날도 만났지만, 진짜 행복은 '코미디언 정성호'로서 누군가에게 웃음을 줄 때였다는 걸 확실히 느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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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정성호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코미디언을 만나다】①에 이어>
-코미디가 아닌 다른 길을 생각한 적도 있나.
▶'주연아' 코너를 하고 잠깐 코미디를 떠나 사라진 적이 있었다. 그때는 술을 정말 좋아할 때다. 그때 잃은 게 많다. 어떻게 보면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얻은 게 많았고 방송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이게 나의 끝인가? 싶었다. 그러다 대학로에 다시 가서 연극도 하고 개그도 했다. 결혼해서 아이도 낳았다. (코미디를 하지 않을 때) 기쁘지가 않더라. 돌아보면 내가 뭔가를 보여주고 사람들이 웃을 때 그것만큼 행복한 것이 없더라.
-다둥이집안 가장이다. 아이들이 삶의 원동력이 될 것 같다.
▶집에서 아이들과 노는 게 제일 행복하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아내는 나의 가장 좋은 베프(베스트 프렌드)다. 그들이 웃을 수만 있다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 . 그게 내 원동력이다. 우리 아이들이 내가 개그를 하는 걸 너무 좋아한다. 친구들 사이에서 아빠 이야기가 나오는 게 좋은 거다. 거친 개그나 욕설 개그가 아니라 유쾌한 개그를 하니까 아이들도 볼 수 있고 좋아한다. 또 나한테 여러 아이디어도 준다. 그런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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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정성호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아이들 학원비가 400만원 이상 나간다고 했는데.
▶그보다 더 나갈 거다. 부모라면 아이들에게 뭐든 다 해주고 싶지 않나. 학원을 보내는 게 요즘은 예전처럼 아이들이 골목에서 놀고 놀이터에서 노는 시대가 아니더라. 애들이 다 학원에서 만난다. 교육도 교육인데 사회활동이 학원에서 이뤄지다보니 학원을 보내게 됐다. (주변에서) 정성호 왜 이렇게 열심히 살고 술도 끊었냐고 하는데 돈 벌려고 그런다. (웃음)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 집이 멈춘다. 아이들이 다 클 때까지는 열심히 키워야 하니, 열심히 일한다.
-정성호가 생각하는 코미디란 무엇일까.
▶코미디만큼 아름다운 게 있을까. 구급상자 속 반창고가 코미디라고 생각한다. 상처난 곳을 가려준다. 사람들이 힘들고 어려울 때 직접적으로 치유할 수는 없어도 가려줄 수 있잖나. 여러 프로그램, 채널이 있지만 나는 코미디를 틀어놓고 살았던 세대다. 일상에 약은 아니어도 반창고 같은 역할을 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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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정성호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코미디언, 개그맨이란 정성호에게 어떤 의미인가.
▶내가 다시 코미디를 한 것이 리포터로 활동할 때 '안녕하세요 개그맨 정성호입니다'라고 인사를 하는데 어떤 어르신이 '개그맨? 어떤 개그를 했냐'라고 하시더라. 그때 주위가 캄캄해지면서 나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내가 왜 나를 개그맨으로 소개할까' '내가 어떤 개그를 했지?'라는 질문을 하게 됐다. 개그맨 정성호는 앞으로도 개그, 코미디를 할 거니까, '개그맨 정성호입니다' 인사하는 동안 평생 이 일을 하게 되지 않을까.
-어떤 코미디언으로 기억되고 싶나.
▶나는 코미디도 하고 드라마도 한다. 언젠가 코미디 영역이 없어지고 내가 다른 장르를 하게 되더라도 재미있는 사람, 재미있는 캐릭터로 살고 있지 않을까. 정해진 것은 없지만 그런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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