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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캡처 © 뉴스1 |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문제적 예능 프로그램 '고딩엄빠'가 베일을 벗었다.
6일 밤 처음 방송된 MBN 예능 프로그램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이하 '고딩엄빠')는 10대 부모의 현실 일상을 공개하며 솔루션까지 제시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박미선 하하 인교진이 MC를 맡고 심리 상담가 박재연, 성교육 강사 이시훈이 출연했다.
10대들의 성 문제 현실을 밝힌다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세 MC들 역시 긴장된 모습. 박미선은 "(이 주제를) 방송으로 보여주는 것 자체가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쉽게 다룰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10대에 출산해 2년째 육아 중인 21세 출연자, 출산을 앞둔 10대 예비엄마 등 '고딩엄마'의 다양한 면을 볼 수 있는 출연자들이 등장했다. 21세 출연자는 "굳이 숨겨야 할 필요가 있나? (아이에게도) 엄마는 안 숨겼다. 엄마는 부끄럽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또 출산을 앞둔 예비엄마는 "친정 부모님이 아직 반대하고 계셔서 어리지만 남편하고 잘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나오게 됐다"라고 한 뒤 "아직 출산을 준비한 것이 많이 없어서 돈이 부족해서 출연했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박미선은 "(10대 출산을) 정당화하자는 취지가 아니라 미성년자가 출산하는 현실이 있고 태어난 생명은 당연히 보호를 받아야 마땅한 일 아닌가, 이 아이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이시훈 성교육 전문가는 2020년 한 해에 918명의 고딩엄빠가 생겼다고 했고, 한국 청소년이 처음 성관계를 경험하는 나이는 평균 13.6세(교육부 청소년 건강행태조사/2018)라고 밝혔다. 예상보다 높은 수치, 빠른 나이에 3MC는 깜짝 놀랐다.
박재연 심리상담가는 "이런 수치를 보면 '수치가 그렇다'에서 끝이 난다"라며 "하지만 수치가 아닌 이들의 이야기를 면밀히 들어가보면 우리가 뭘 도와줄 수 있는지, 이들의 선택을 어떻게 존중하고 이해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먼저 11개월 아이를 키우는 19세 엄마 사연이 재연으로 꾸며졌다. 미혼모의 딸이었던 그는 청소년기에 어머니의 간섭과 차가운 태도에 상처를 받았다. 혼란은 커졌고 방황은 계속됐다. 어머니와의 갈등도 잦아졌다. 결국 중학교 3학년때 두 번의 극단적 선택을 했다. 어머니는 그런 그를 정신병원에 보냈고 집에는 9개월 후에야 돌아올 수 있었다.
단순히 사례를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박재연 상담사를 통해 출연자의 심리와 가정 환경 문제에서 올바른 해결방법을 찾았다. 박재연은 청소년 시기 병원에 입원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하는 문제라면서, 청소년은 이 시기에 사회적인 단절을 겪으면 큰 혼란을 겪는다고 했다.
출연자는 어머니의 반대에도 아이를 낳았다. 박재연은 "나를 이해해주는 단 하나의 존재를 자기대상이라고 하는데, (출연자의 경우) 아이가 나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라고 했다.
출연자의 사연에 함께 출연한 또 다른 고딩엄마들도 공감했다.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모두 눈시울이 붉어졌다. 박미선과 박재연 상담가도 눈물을 흘렸다.
출연자는 11개월 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일상을 공개했다. 능숙하게 아기를 다루고 이유식을 만드는 엄마의 모습이었다. 출산, 육아 경험이 있는 세 MC들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가정을 꾸린 모습을 보며 대견해 했다.
박재연은 "청소년 부모를 위한 각종 지원이 많아지고 있어서 (청소년 부모도) 발 빠르게 정보를 찾아봐야 하는 책임이 있고, 사회에서는 제도적 지원을 잘 해줘야 하는 책임이 있다"라면서 "미성년자여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고 아기까지 책임을 져야 하니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악순환이 이어진다"라며 '고딩엄빠'들의 현실을 언급했다.
'고딩엄빠'는 단순히 10대 성문제를 자극적으로 부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정 등 환경 문제에서 시작된 10대들의 혼란이나 출산을 결정하게 된 심리 배경을 짚었다. 또 미혼모센터의 지원이나 미혼모 지원주택, 기초생활수급비의 존재, 국민행복카드 등 제도적 지원 방안도 언급됐다.
다루기 '불편'하지만 실재하는 청소년 성문제, 10대 부모 문제를 다룬 '고딩엄빠'는 파격적이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다만 미성년자의 실제 사례를 '예능'의 형식으로 다룬다는 점에서는 제작진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해보인다. 앞으로 사회문제를 세심하게 다루면서 이에 대한 해결방안, 대응책을 찾는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는 프로그램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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