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이 유병자보험 시장 확대를 위해 가상 언더라이팅을 적용했다. 사진은 현대해상 광화문 사옥./사진=현대해상
현대해상이 유병자보험 시장 확대를 위해 가상 언더라이팅을 적용했다. 사진은 현대해상 광화문 사옥./사진=현대해상


현대해상이 가상 언더라이팅을 통한 영업 확대에 나섰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만큼 예비 가입자는 서류를 일일이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현대해상 측은 나이롱환자 등을 사전 차단해 손해율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대해상은 중장기적으로 모든 보험 상품 인수심사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이달 초부터 빅데이터를 활용한 가상 언더라이팅을 간편보험 상품 심사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가상 언더라이팅은 현대해상이 보유한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기왕력별(고혈압, 대장용종, 갑상선질환 등 질환) 인수여부에 따른 담보별 예상손해율 산출하는 프로세스다.


현대해상은 가상 언더라이팅을 활용해 예상 손해율을 기반으로 간편보험 내 인수가능한 경증질환(프리패스질환) 선정, 자동심사를 통해서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분류해 놓은 질환에 대해 안정성이 검증됐다고 판단되면 자동으로 인수가 가능토록 시스템화 했다.

간편심사보험은 유병력자도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보통 ▲최근 3개월 이내 입원·수술·추가검사 필요 소견 ▲최근 2년 내 질병이나 상해로 인한 입원·수술 ▲최근 5년 내 중대 질환으로 인한 진단·입원·수술 여부 등을 묻는다.

일반 보험은 가입할 때 암·고혈압·당뇨 등의 질병 보유 여부와 최근 치료 내용 등 18개 항목을 질문한다. 간편심사보험은 보험회사에 기존 통원·투약 여부를 알리지 않아도 된다.

현대해상은 이번 가상 언더라이팅 프로세스를 활용해 이달 기준으로 기존 202개 경증질환 부분에 신규 424개가 더해져 총 626개 질환에 대해 인수하기 시작했다. 현대해상이 가상 언더라이팅을 적용한 것은 유병자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가구당 보험 가입률은 98%를 넘어서며 60세 이상 중 만성질환을 하나라도 앓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80%를 상회한다. 우량고객으로 신규 고객 창출이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전략을 우회한 것이다.

유병력자 보험 상품의 손해율도 과거와 비교해 많이 개선되면서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5년에는 간편고지만으로 보험을 가입한 건수가 28만3000건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406만4000건으로 14배 가량 급증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에는 간편고지 28만3000건, 간편심사 37만9000건, 무심사 8만4000건 등 74만6000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건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각각 120만1000건, 25만6000건, 8만4000건이었다.

이어 2017년에는 122만4000건, 15만8000건, 7만9000건으로 늘었다. 2018년의 경우 184만7000건, 22만9000건, 7만건을 기록했다. 이어 2019년 349만1000건, 44만7000건, 6만2000건으로 증가했다. 2020년의 경우 406만4000건, 53만5000건, 7만8000건으로 늘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기존에 메디컬 판단 기반으로 운영했던 인수심사 기준을 데이터(손해율 등)도 함께 고려, 데이터를 통해 위험도를 사전 측정할 수 있게 됐다"며 "가상 언더라이팅은 위험관리에 용이할 뿐 아니라 낮은 위험도로 판단되는 경우 인수를 확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