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식품 카테고리 효자 품목인 우유와 라면이 배달의민족 B마트에서 12월 나란히 두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구매 빈도가 잦은 생필품의 매출이 경쟁사 실적으로 이동한 것은 쿠팡의 충성 고객 이탈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진=장동규 기자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했던 쿠팡의 '생필품 지배력'에 균열이 감지됐다. 쿠팡 매출을 견인해온 우유, 라면, 생수 등 핵심 반복 구매 품목들이 퀵커머스 플랫폼인 배달의민족 'B마트' 등으로 분산되는 흐름이 포착됐다. 쿠팡 내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하던 '효자 상품'들의 이탈은 단순한 매출 감소를 넘어 충성 고객층의 이동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12일 배달의민족 B마트의 12월 판매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주요 생필품 및 신선식품 카테고리의 판매량이 전월(11월)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품목별 증가율은 ▲라면 14.2% ▲계란 7.6% ▲우유 17.2% ▲생수 8.0% ▲화장지 7.0% 등이다.


눈에 띄는 품목은 우유와 라면이다. 이들은 쿠팡에서 가장 빈번하게 거래되는 핵심 상품군으로 우유는 '신선식품' 카테고리, 라면은 '가공식품' 카테고리에서 종종 판매량 1위에 오르는 품목들이다.

업계에서는 '탈쿠팡' 고객이 컬리, SSG닷컴 같은 경쟁 이커머스뿐만 아니라 퀵커머스인 B마트로까지 다변화되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장보기 필수 아이템이자 쿠팡에서 매출 기여도가 가장 높은 식품군인 우유와 라면이 경쟁사에서 두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생필품은 구매 빈도가 꾸준해 고객을 플랫폼에 묶어두는 락인 효과가 큰 카테고리다. 이 시장을 뺏긴다면 쿠팡의 충성 고객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사들은 이 틈을 타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하며 장보기 고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네이버는 컬리와 협업한 '컬리N마트'를 통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고객에게 최대 10% 적립과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SSG닷컴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새벽배송 무료배송 기준을 4만원에서 2만원으로 전격 낮추며 '탈팡족' 잡기에 나섰다. 이달에는 장보기 특화 멤버십 '쓱세븐클럽'을 론칭, 결제액의 7% 고정 적립과 2개월 무료 체험 혜택을 내세워 고단가 충성 고객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B마트는 2025년 12월 '배민푸드페스타'를 통해 주요 생필품에 대해 최대 59% 할인과 '최저가 도전' 프로모션을 전개하며 1인 가구의 소량 장보기 수요를 정조준했다. 배민 측이 최근 신선식품 상품기획(MD) 역량 강화에 공을 들인 결과 2025년 B마트의 신선식품 거래액은 전년 대비 약 35%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