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스피어코퍼레이션(이하 스피어)이 합병 당시 제시한 실적 전망을 크게 밑돌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주산업 테마로 주가는 합병 전 대비 10배 이상 급등했지만 실제 사업 성과는 당초 약속과 큰 괴리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피어의 2025년 3분기 실적이 합병(스피어코리아 및 라이프시맨틱스) 당시 외부평가기관의 전망치를 대폭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병 당시 외부평가기관은 스피어의 기업가치를 약 978억원으로 산정하며 2025년 매출액 913억원, 영업이익 154억원(영업이익률 16.8%)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회사는 2028년까지 연평균 13%대 성장을 통해 1331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시했다. 영업이익도 223억원 달성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실제 성적표는 초라하다. 3분기 누적 우주항공 특수합금 부문의 매출액은 485억원으로 연간 목표치의 53%에 불과하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4분기 한 분기에만 약 428억원의 매출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수익성 악화가 더 큰 문제… '고부가가치 기술주' 실체 의문
수익성 지표는 더욱 심각하다. 합병 당시 기대했던 매출원가율은 60%대였으나 실제 3분기 누적 별도 기준 매출원가율은 78%대에 달한다. 특히 3분기 누적 매입액(462억원)이 매출액(485억원)의 95%에 육박하면서 사실상 원재료를 들여와 부가가치를 거의 창출하지 못하고 그대로 넘기는 '단순 유통형' 구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이러한 원가 압박으로 인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9억원에 그쳤고, 3분기 단일 분기 기준으로는 1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회전율이 9.25배로 높음에도 수익성이 낮다는 것은 고부가가치 제조가 아닌 박리다매식 유통 모델에 가깝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메리츠증권 "니켈 제련소 효과 1800억원" 낙관…영업현금흐름은 '적자 전환'
그럼에도 시장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 지난 2일 메리츠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니켈 제련소 지분 10% 확보로 연간 1800억원 이상의 직접 효과가 예상된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이러한 증권사의 낙관론에 힘입어 지난해 6월까지 1600원대였던 스피어의 주가는 최근 2만원 가까이 치솟았다.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증권사의 낙관적 전망이 실적으로 증명되기까지 상당한 시차가 존재하며 현재처럼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외형 성장은 오히려 재무적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순이익 수치와 달리 영업활동현금흐름은 -82억원을 기록하며 기업 운영의 '현금 가뭄'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업계는 당기순이익 '착시'와 오버행 리스크 주가 급등에 따른 전환사채(CB) 전환으로 당기순이익이 228억원까지 부풀려진 '회계적 착시'도 주의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는 파생상품 평가 관련 이익이 반영된 결과일 뿐 실제 현금 유출입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전히 미전환된 3회차(18억원), 4회차(150억원) CB 물량이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으로 남아 있어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합병 당시의 기업가치 산정 근거였던 수익 창출 능력이 의심받는 상황"이라며 "우주항공 테마라는 기대감만으로 실적과 동떨어진 주가 수준이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본지에서는 부정적인 실적 지표 및 원가 구조 악화와 관련해 스피어 측에 공식 질의서를 보냈으나 사측은 현재까지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