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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심각한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자이언트스텝(한번에 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넘어 울트라스텝(한번에 금리 1.00%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미 노동부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대비 8.3% 올랐다고 밝혔다.
앞서 CPI 상승률은 지난 6월 9.1%, 7월 8.5%로 하락한 바 있다. 8월에도 전월대비 0.2%포인트 떨어진 수준이지만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8.0%를 웃돌았다.
문제는 유가 하락에도 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8월 한달동안 휘발유 가격은 10.6% 떨어졌지만 임대료, 식품, 의료관리 부문이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은 6.3%로 전월보다 0.6% 올랐다.
이는 지난 7월 상승폭인 5.9%(전년동월대비), 0.3%(전월대비)보다 확대된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각각 6.0%, 0.3%)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미 언론들은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오는 20∼21일(현지 시각)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올 6, 7월에 이어 또다시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연준 고위 인사들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강한 통화긴축 정책을 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8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서 열린 카토 연구소 주최 통화 정책 콘퍼런스에서 연준이 1970년대처럼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높은 물가 상승세를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울트라스텝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무라는 미 연준이 이달 울트라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KPMG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는 "연준은 수요가 완화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8월 CPI 보고서는 확실히 1%포인트 인상을 고려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선물 금리를 통해 연준 금리 인상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연준의 자이언트스텝과 울트라스텝 가능성을 각각 62%, 38%로 내다봤다. 전날까지만 해도 해당 수치는 각각 84%, 16%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