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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현(오른쪽)이 키움 히어로즈와 FA 계약을 맺은 뒤 고형욱 키움 단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키움 제공) |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원종현(35)이 오랫동안 활약해온 NC 다이노스를 떠나 키움 히어로즈에 새 둥지를 틀기로 결심한 배경은 '계약 기간'이었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4년의 계약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 큰 메리트였다는 설명이다.
키움은 19일 계약 기간 4년에 총액 25억원(계약금 5억원·연봉 5억원)의 조건으로 원종현과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발표 직후 뉴스1과 연락이 닿은 원종현은 "포수 FA가 주목 받는 상황이었는데 키움 구단에서 연락을 주셔서 빠르게 협상이 진행됐다"면서 "키움에서 좋은 조건으로 제안을 해주셨다. 특히 계약 기간을 4년 보장해준 점에서 마음이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2006년 LG 트윈스에 입단했지만 팔꿈치 부상 등으로 빛을 보지 못했던 원종현은 2012년 신생팀 NC에 입단테스트를 거쳐 입단한 뒤 야구인생의 꽃을 피웠다. 그는 NC에서 필승조와 마무리 등을 두루 거치며 리그를 대표하는 불펜투수로 거듭났고 2020년 팀이 창단 첫 통합 우승을 할 당시 마무리투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원종현 역시 NC를 떠나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고 했다. 그는 "NC에서 좋은 기억들이 많았다. 구단에서 저를 지지해주셨고 팬 분들도 한결같이 응원을 해주셨다"면서 "NC를 떠나는 아쉬움이 큰데,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다만 NC 입장에선 이번 FA 시장에서 원종현에게 집중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양의지를 비롯해 박민우, 노진혁, 권희동, 이명기, 이재학 등이 모두 FA를 신청했기 때문에 원종현과 빠르게 협상테이블에 앉기가 어려웠다.
원종현은 "NC에서도 조건을 제시해주셨다. 하지만 아무래도 계약 체결까지는 기다려야하는 상황이었고, 그런 가운데 키움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했기에 마다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올해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 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던 키움은 한국시리즈에선 SSG 랜더스에 2승4패로 밀려 분루를 삼켰다. 특히 시리즈 후반으로 가면서 불펜투수들이 지치면서 내준 경기가 많았는데, 원종현의 영입도 이같은 배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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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시절이던 2020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은 뒤 기뻐하는 원종현.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
원종현은 "구단에서도 한국시리즈에서 불펜진이 아쉬웠던 부분을 채워줬으면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더라"면서 "저 역시 그동안 많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젊은 후배들과 어우러져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키움은 이정후나 안우진같은 뛰어난 후배 선수들이 많다. 세이브든 홀드든 어떤 상황을 맡겨주셔도 최선을 다할 것이고 함께 우승에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원종현의 이번 계약은 또 다른 '성공신화'이기도 하다. 그는 2015년 시즌 전 대장암 2기 판정을 받고 투병 생활을 했으며 이듬해 복귀한 뒤 재기에 성공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원종현도 "암 판정을 받았을 때만 해도 FA를 생각하기 보단 건강하게 야구만 할 수 있어도 감사한 마음이었다"면서 "그래도 투병 이후 체력이나 근력을 잘 유지해온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는 "다가오는 시즌도 잘 준비해야한다. 아프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현재로선 충분히 잘 해낼 자신이 있다. 구위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언제나처럼 잘 해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