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를 응원하는 어린이 팬들ⓒ News1 안영준 기자
카타르를 응원하는 어린이 팬들ⓒ News1 안영준 기자

(도하(카타르)=뉴스1) 안영준 기자 =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곧 시작한다. 홈팀 카타르 축구대표팀도 21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에콰도르와의 개막전을 통해 월드컵 무대에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그동안 아시아 지역 예선을 통과하지 못해 월드컵 본선을 경험하지 못했던 카타르는 개최국 자격으로 처음 '꿈의 무대'에 입성하게 된다. 카타르는 안방에서 열리는 잔치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 1년 전부터 대표팀을 소집, 조직력을 다지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카타르 대표팀의 성적은 이번 대회 전체적인 흥행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 신화를 쓰며 대회 전체의 흥행을 이끌었던 것처럼, 홈팀 카타르 대표팀의 성적과 기세가 좋아야 대회 분위기가 더 올라올 수 있다.

다만 20년 전 한국이 시청 앞 광장을 포함한 한반도 전체를 붉은 물결로 뒤덮였던 그림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카타르 사람들과, 이방인들이 '카타르 축구대표팀'을 바라보는 시선이 사뭇 다르다.

루사일 불바르에서 만난 카타르 현지 국민 알라위는 "카타르 국민들 모두 카타르 축구대표팀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 자랑했다.


이어 "카타르 사람들은 카타르 축구를 비롯한 카타르의 많은 것들을 세계에 알리고 싶어한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카타르에 대해 잘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축구 대표팀과 월드컵은 카타르를 세계에 알리는 아주 좋은 시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타르를 응원하는 팬들ⓒ News1 안영준 기자
카타르를 응원하는 팬들ⓒ News1 안영준 기자

알라위는 카타르 대표팀의 경기력과 성과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카타르는 카타르 축구대표팀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고 그 결과 한국과 일본보다도 더 좋은 팀이 됐다. 카타르 축구는 이미 세계의 메인 부류에 들겠다는 목표를 이뤄가고 있는 셈"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카타르인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것들 중에 축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의 아이덴티티다. 그래서 카타르 축구팀은 인기가 높다"고 했다.

반면 카타르에서 고되게 일하는 이민자들의 마음까지는 훔치지 못한 듯하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이번 월드컵으로 이주노동자들 6000여명이 사망했다. 카타르 국민들이 아닌 사람들에게 이번 대회는 '피의 월드컵"이라며 비난하는 등 카타르 정부의 이주노동자들을 향한 처우를 문제삼기도 했다.

브라질 유니폼을 입고 나타난 파키스탄 출신의 툴리마리는 "카타르 대표팀의 성적에는 관심 없다. 카타르의 승리가 나의 승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네이마르를 좋아해 브라질 경기를 챙겨볼 것"이라고 답했다. 함께한 오마르는 "나는 튀니지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응원하겠다"고 했다.

미디어 버스 운전대를 잡은 감비아 출신의 퍼신은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카타르를 응원하지 않을 것이다. 고국의 팀이 월드컵에 참가했다면 좋은 기회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카타르가 아닌 다른 팀을 응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경기가 열릴 약 8만석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은 매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