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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406만명 정신과 찾았다… 늘어나는 우울증 환자
②우울증 정복, 어디까지 왔나
③"부작용 걱정 덜었다" 전자약, 우울증 치료 대안 되나
①406만명 정신과 찾았다… 늘어나는 우울증 환자
②우울증 정복, 어디까지 왔나
③"부작용 걱정 덜었다" 전자약, 우울증 치료 대안 되나
전 세계적으로 우울증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가운데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새로운 작용 방식의 우울증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오는 8월 또 다른 약물이 FDA를 뚫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기업들도 우울증 치료제 시장을 엿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 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정신 건강 시장 규모는 올해 4189억달러(약 544조7800억원) 규모다. 이중 우울증 치료제 시장은 2023년 159억8300만달러(약 20조7700억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수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우울증 치료 신약을 정조준하고 있다. 미국 제약 연구 업체(PhRMA)에 따르면 지난해 정신 질환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 파이프라인 163개가 임상에 있거나 FDA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2019년 138개보다 3년 새 18.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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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전 신약 오벨리티 등장… 8월 신약 나온다
지난해에는 성과도 있었다. 우울증 신약 오벨리티가 지난해 8월 FDA의 허가를 이끌어내서다. 오벨리티는 액솜 세러퓨틱스(액솜)가 개발했다. 액솜은 미국 바이오벤처 기업으로 국내 기업인 SK바이오팜의 수면장애 치료 신약 수노시의 판매를 맡고 있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오벨리티는 약 60년만에 등장한 새로운 작용 방식을 보이는 우울증 치료제다. 기분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NMDA 수용체 길항제로 진해제인 덱스트로메토르판과 도파민 재흡수 억제제인 부프로피온을 합친 먹는 약이다.미국 시장에선 두 가지 우울증 치료제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먼저 애브비가 개발한 정신질환 신약 브레일라는 지난해 10월 주요 우울장애 치료제로 FDA의 적응증 확대를 승인받았다. 조현병이나 우울증, 급성 조증, 양극성 장애 환자들에게 쓰일 수 있도록 허가받은 데 이어 우울 장애 환자까지 범위를 넓힌 것이다. 릭 곤잘레스 애브비 최고경영자는 향후 브레일라의 최대 매출이 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얀센이 개발한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형 우울증 치료제 스프라바토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019년 FDA의 승인을 받은 스프라바토는 케타민 성분에서 파생된 에스케타민을 활용한 치료제다. 에스케타민은 케타민과 비슷한 구조를 지니지만 성질이 다르다. 지난해 기준 미국 내 400여개의 정신과 클리닉에서 스프라바토를 처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새로운 우울증 신약이 경쟁에 참여한다. 바이오젠과 세이지가 개발한 우울증 치료제 주라놀론은 오는 8월 미국 품목허가를 예고했다. 주라놀론은 신경 스테로이드를 이용해 뇌 신경전달물질인 감마 아미노뷰티르산을 조절한다. 2주에 한 번씩 복용하는 우울증 신약이다.
바이오젠은 주라놀론의 적응증으로 우울증과 산후 우울증을 타깃하고 있다. 산후 우울증 치료로 먹을 수 있는 FDA 승인 약물은 2019년 세이지에서 개발한 줄레소가 있다. 줄레소는 주사 제형으로 병원에서 60시간 동안 주사를 맞아야 해 환자들의 불편함이 크다는 평가다. 바이오젠은 오는 8월 주라놀론의 미국 품목허가를 획득하면 미국 내 광고를 통해 새로운 주력 제품으로 키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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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치료제 개발 첫 걸음 떼는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우울증 신약 개발을 정조준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 에이치이엠파마는 올해 3월13일 FDA에 우울증 신약 후보물질(HEM20-01) 임상시험 계획서를 제출했다. HEM20-01은 마이크로바이옴(인체 내 미생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용어로 사람의 몸속에 존재하는 수십조 개의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일컫는다.에이치이엠파마 관계자는 "우울증 관련 치료제가 발전해 왔으나 항우울제가 동반하는 부작용 우려와 기존 약물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했던 사례가 많았다"며 "그동안 새로운 치료제와 보조제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는 만큼 신약 개발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국내 바이오벤처기업 뉴로라이브와 우울증 신약 후보물질(NR-0601)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NR-0601은 비마약성 경구 우울증 치료제 후보물질로 살아있는 뇌 조직에 전기 신호를 보내 신경세포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다중 표적 작용 기전을 보인다. 대웅제약은 기존 먹는 우울증 치료제와 비교해 빠르고 강한 회복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도입 신약으로 국내 우울증 치료제 시장에 도전한다.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조현병과 양극성 우울증 치료제 신약 루라시돈의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루라시돈은 일본 스미토모 파마가 개발한 조현병과 양극성장애 우울증 치료제다. 기존 우울증 치료제보다 체중감소, 불면, 떨림 등 부작용을 감소시킨 약물로 평가된다. 루라시돈이 2021년 기준 북미 시장에서 올린 매출액만 2조6000억원에 이른다. 부광약품은 식약처의 허가를 받으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약품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