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산 부풀리기 의혹 관련 재판에서 재판장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언성을 높이다 강제 퇴정을 경고받았다. 사진은 지난 6일(현지시각)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서 자산 부풀리기 의혹 재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는 모습.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산 부풀리기 의혹 관련 재판에서 재판장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언성을 높이다 강제 퇴정을 경고받았다. 사진은 지난 6일(현지시각)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서 자산 부풀리기 의혹 재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는 모습.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산 부풀리기 의혹 관련 재판에서 재판장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언성을 높이다 강제 퇴정을 경고받았다.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 자산 부풀리기 의혹 관련 민사재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10여년 간 회계 자료를 조작해 트럼프타워 빌딩·마러라고 리조트·골프장 등 자산가치를 부풀려 대출 등을 실행할 때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에 대해 재판을 맡은 아서 엔고론 판사는 의혹이 사실이라고 이미 결론을 내린 상태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어느 정도의 벌금을 부과할지와 뉴욕시 내 사업권을 박탈할지 여부가 재판의 쟁점이다. FT는 벌금이 부과된다면 2억5000만달러 이상일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자산가치 평가에 관여했음을 일부 인정했지만 "금융사가 작성한 가치평가 자료에는 자신이 지닌 브랜드 가치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당하게 수정한 것"이란 입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 "회계자료를 내가 봤을 것이고 종종 이런저런 제안을 했을 것"이라며 "자산평가 자료에 내 브랜드 가치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 부가 평가절하됐다"고 주장했다. 또 "내 순자산 가치는 자료에 적힌 것보다 훨씬 높다"며 "그러므로 (자산 부풀리기 의혹을 골자로 하는) 이번 사건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뉴욕시 측 대리인을 향해 "사람들은 내가 얼마나 훌륭한 기업을 세웠는지 모른다"며 "당신 같은 사람은 내 위신을 추락시키려고만 한다"고 비난했다. 재판부를 향해서도 손가락을 흔들며 "나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나를 사기꾼이라고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 "아주 불공정한 재판이다. 국민들이 이 재판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재판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사를 향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통제해달라. 할 수 없다면 내가 하겠다"며 강제 퇴정을 경고하기도 했다.


FT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선 재판에서도 지지자들에게 재판을 중계하도록 지시하고 뉴욕시 측 대리인과 판사들을 비난하도록 부추겼다. 이에 재판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도금지명령을 어긴 것으로 보이는 데다 심문해도 신빙성 있는 증언을 얻기 어렵다고 판단해 재판을 일시 중지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도금지명령 위반을 이유로 1만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