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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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증권플러스·서울거래의 약진… 비장상주식 거래 '주목'
②'코인주' 빗썸, 장외주식 몸값 50% 급등… 코스닥 입성 속도
③토스, 장외시장 최대어… 고평가 논란 피하고 IPO 순항할까


최근 장외주식시장에서 몸값이 치솟은 종목이 있다. 국내 가상자산시장 점유율 2위인 빗썸이다. 빗썸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시장 점유율 1위 업비트를 추격하고 있다.


증권비상장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장외주식시장에서 빗썸 주가는 3개월간 50% 급증하며 11만원을 넘어섰다. 반면 업비트 모회사인 두나무 주가는 지난해 12월 14만원 기록한 후 10만원으로 내려왔다.

빗썸은 내년 하반기 기업공개(IPO)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빗썸이 IPO에 성공하면 장외주식시장을 넘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첫 번째 '코인주'가 된다.

비트코인 상승에 빗썸코리아 11만원 껑충

24일 오전 9시 빗썸코리아 주가는 11만2000원으로 지난 10월25일 7만2500원에서 3만9500원(54.48%) 올랐다.

앞서 빗썸코리아는 장외시장에서 2021년 12월1일 78만5000원 최고가를 기록한 후 지난해 9월4일 6만500원으로 92% 급감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이 7598만원까지 올랐다가 3000만원으로 60% 줄어든 탓이다.


빗썸코리아 주가가 오른 것은 지난해 12월부터다. 12월1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면서 비트코인 시세가 6000만원으로 오르자 빗썸코리아 주가는 14만3000원으로 올라섰다. 빗썸의 추정 시가총액은 약 5800억원 수준이다.

반면 두나무의 주가는 24일 오전 9시 기준 10만원으로 지난 10월25일 7만8500원에서 2만1500원(27.38%) 올랐다. 두나무 주가는 12월8일 14만원을 최고가를 기록한 후 두달째 하락세다.
업비트·빗썸 가상자산 시장점유율/그래픽=김은옥 기자
업비트·빗썸 가상자산 시장점유율/그래픽=김은옥 기자

장외시장에서 두 코인주의 희비가 엇갈린 이유는 두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쟁 속에 빗썸의 점유율이 올랐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분석 플랫폼 코인게토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1~22일) 업비트의 점유율은 60.6%로 빗썸(37.7%)과 22.9%포인트 격차를 보인다. 지난해 1월 두 거래소의 점유율 차이는 75.7%포인트로 1년 만에 3분의 1 이하로 좁혀졌다.

빗썸의 수수료 부료 이벤트 등 마케팅 전략이 점유율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빗썸은 지난해 10월4일 창립 10주년 기념 이벤트로 거래 수수료 0% 정책을 도입했다.

기존 수수료 0.04~0.25%를 포기한 초강수 마케팅이다. 빗썸은 무료 수수료 외에도 현금 성격의 포인트를 지급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부터 최근 30일 거래금액이 많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지정가로 거래한 금액의 최대 0.01%를 환급해 주는 '메이커리워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빗썸 관계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자금 유입이 증가해 장외시장에서 관심이 늘었다"며 "하루만 거래해도 포인트를 적립하는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고객 유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장외시장 디딤돌… 삼성증권 주관, 코스닥 진출

빗썸의 목표는 비상장 주식을 넘어 코스닥 증시 입성이다. 빗썸은 지난해 11월 IPO 추진 계획을 밝혔고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상장 목표 시점은 내년 말이다.

빗썸은 2020년 상장을 추진했으나 테라·루나 폭락 사태에 따라 코인시장이 침체되면서 IPO를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시세가 오르고 장외시장에서 빗썸의 거래가 늘면서 IPO추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빗썸의 무리한 수수료 폐지에 따른 실적 개선과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은 상장의 걸림돌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 기준은 ▲최근 사업연도 말 ROE 10% 이상 ▲최근 사업연도 당기순이익 20억원 이상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 100억원 이상 및 기준시가총액 300억원 이상 등으로 세가지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빗썸은 지난해 2분기 34억원, 3분기 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비상장시장 투자심리가 부진하지만 성장성이 있는 기업들의 가치는 여전히 올라가고 있다"며 "올해 케이뱅크 IPO 계획을 밝힌 데 이어 마켓컬리 등 대어들의 IPO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꾸준히 가치가 올라간 비상장 기업들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