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국 넥써쓰 대표가 지난 16일 판교 넥써쓰 사옥에서 지난 재판과정의 소회를 털어놨다. /사진=양진원 기자

지난 15일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현 넥써쓰 대표)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에 대해 1심 무죄를 선고받았다. 장 대표는 재판 내내 무죄를 확신했다고 했다.

"걱정을 거의 하지 않았다. 재판을 거치면서 확신은 더 커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법적 굴레에서 벗어난 장 대표는 블록체인 게임과 플랫폼 확장에 전력질주할 채비를 하고 있다.

"검찰의 무리한 기소… 무죄 확신"

장 대표가 무죄를 확신한 이유는 명확했다. "검찰은 위믹스 유동화를 중단하겠다고 거짓말해 위메이드 주가를 올렸다고 주장했는데 재판부는 진행과정 내내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했다"며 "위믹스 유동화 중단과 주가 상승 사이에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게 법원의 결론이었다"고 말했다.


위믹스 유동화를 통해 자금을 마련한다면 M&A나 사업 투자 여력이 생기는데 이를 중단한다는 결정이 위메이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에 논리적 결함이 있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위믹스 유동화는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 좋은 일인데 '오히려 회사에 도움이 되는 걸 왜 안 하겠다고 해서 주가를 올리느냐'는 게 재판의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본시장법 전문가는 아니지만 유동화를 안 하겠다고 중단 선언해서 주가를 올린 적이 없기 때문에 검찰의 기소가 부당하다고 확신했다"고 덧붙였다.

재판이 진행될 동안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려해 그동안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재판이 진행될수록 확신할 수밖에 없었다"며 "검찰 주장은 법리적으로나 사실관계에서도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적법하게 사실에 따라 판결해줘서 다행이다"라며 "만약 2심이 진행돼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추가할 법리나 다툴 사실 관계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검찰이 항소한다면 절차대로 대응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위믹스 홀더들에게도 다시 한번 사과했다. 장 대표는 "작년이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다"며 "가상자산 시장 최고의 해였지만 위믹스는 더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블록체인을 가미한 나이트크로우 같은 게임이 미르4보다 성공했는데도 위믹스는 더욱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회사가 흔들리고 홀더들이 고통받는 걸 보면서 너무 미안했다"며 "비전을 보고 투자하신 분들께 이를 완수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어쩔 수 없이 무기력한 상태에서 업무배제 됐지만 위믹스가 흔들리는 것을 보는 것도 고통이었다"고 말했다.

"재판 끝나 파트너십 다시 속도… 스테이블코인은 숙제가 아닌 혁신"

장현국 넥써쓰 대표가 하반기 자사의 청사진을 말하고 있다. /사진=양진원 기자

장 대표는 그간 재판 탓에 투자를 망설인 파트너들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블록체인 생태계에는 투자자, 파트너, 개발사 등 다양한 주체가 필요한데 재판 중이니 기다려보자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이제 재판이 끝나서 본격적으로 투자와 파트너십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개월 동안 게임 개발자들이 생태계에 합류해 이용자들이 게임을 통해 거래소까지 이어지는 1.0 구조를 세웠다면 올해 하반기엔 밸리데이터 구조(분산된 여러 참여자가 거래 검증을 수행하는 방식)를 중심으로 2.0 계획에 돌입한다.

그는 "밸리데이터를 선정하고 생태계를 같이 성장시킨 참여자에게 나눠주는 방향성은 정해졌다"며 "구조를 어떻게 짜야 장기발전에 도움이 될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개발이 오래 걸리는 건 아니고 기획이 진행 중인데 늦어도 연말에는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블록체인 사업이 진정으로 성장하려면 좋은 게임들이 합류해야 한다"며 "플랫폼이 특정 게임만 띄운다는 의심을 받지 않으면서도 공정하게 운영되는 구조를 설계 중이다"라고 전했다.

장 대표는 스테이블코인 사업에도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금융혁신의 출발이다"며 "전 세계적으로도 은행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은 거의 쓰이지 않고 도전적인 기업들이 성공했다. 한국도 기득권자 중심이 아닌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숙제라고 생각하고 추진하면 안 되고 진정한 혁신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100% 리저브 구조에 주기적 검사를 받는다면 위험하다고 볼 이유가 없다"며 "대통령 공약에도 있었던 사안이고 미국처럼 개방적 규제를 도입해야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장 대표는 "AI 게임은 누구나 게임을 만들 수 있게 하고 유통 채널이 열리면 유튜브 같은 현상이 올 것이다. 제작 방식이 완전히 바뀔 거다"고 전했다.

그는 "게임은 여전히 엔터테인먼트다. 블록체인 게임이 국내에서는 규제받고 있지만 결국 해외에서 성공하면 시각도 바뀔 것"이라며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