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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1) 민간 시행사 먹잇감 전락한 '그린벨트 해제'
(2) "LH 토지보상, 개인 토지주와 건설업체 이익 늘려"
(3) "내 집값 떨어지면 안돼" 지역이기주의 이용 GTX
1980~1990년대 1기신도시 건설부터 30여년이 흐른 현재까지 토지보상의 공정성 논란은 정부가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문제다. 관련 법령에 명시된 토지보상 기준이 비합리하다는 원주민들의 주장과 개인 특혜라는 논란이 대립하며 신도시 개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해외 도시국가들은 저성장 단계로 발전하며 광범위한 수용 사업을 줄여나가고 있다.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는 지난 2월20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토지수용제도 전면개편을 촉구하는 내용의 건의문을 채택했다. 협의회는 건의문에서 ▲토지보상 국·공유 일반재산 처분과 같은 시가 결정 ▲수용 토지의 양도소득세 100% 감면 ▲강제수용 중단과 환지방식 추가 ▲대토 공급 시기 한도와 공급가격 상한 설정 ▲감정평가사 중립과 독립된 기관 선정 ▲생활대책용지 공급가격 결정 시 '소유자 추천 감정평가사 제도' 도입 ▲주민생계조합 대상자 거주자 외로 확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위원장 정무직 임명 등 8개 사항이 담겼다.
임채관 협의회 의장은 "전국 100만명의 수용 주민들을 대표해 법 제도상으로 안고 있는 문제점을 적시해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용 주민들이 신도시에 재정착할 수 있다는 희망마저 사라질 위기에 봉착했다"고 강조했다. 2018년 4월 설립된 협의회는 신도시를 비롯해 토지를 수용 당한 공공주택지구 등 89개가 참여한 단체다. 약 100만명의 주민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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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재산권 침해 VS 개발이익 특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3기신도시 보상률은 2024년 2월14일 기준 ▲'남양주 왕숙' 토지 100%·지장물 87.5% ▲'남양주 왕숙2' 토지 100%·지장물 68.2% ▲'하남 교산' 토지 99.9%·지장물 88.5% ▲'인천 계양' 토지 99.8%·지장물 97.0% ▲'고양 창릉' 토지 100%·지장물 78.8% ▲'부천 대장' 토지 100%·지장물 75.4%다.LH는 '조세특례제한법'과 '국유재산법',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토지보상법)에 따라 보상 업무를 수행하고 국토교통부와 보상 논의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국유재산법과 토지보상법은 토지 평가를 공시지가 기준으로 산정하며 대토 보상시 일반 분양가로 공급토록 규정한다. 수용 주민의 양도소득세는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현금 10% ▲채권 15∼40% ▲대토 40% 등 과세기간별 1억원, 5개 과세기간 합계 2억원 한도로 감면하고 있다. 이외에 '공공주택특별법'은 생계지원대책 대상을 지구 내 주민으로 한정한다.
현재 관련 법의 개정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발국가에서 저성장 단계로 진입한 한국이 광범위한 토지수용을 허용한 법 체계의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하고 한편으로 개인 재산권을 이유로 개발이익을 인정하는 보상 역시 인정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임재만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한국부동산분석학회 회장)는 "아직 개발국가인 한국이 공공의 목적에 의해 개발사업을 할 수는 있겠지만 법에서 정당한 보상을 명시하고 있어 시가 보상과 양도소득세 완화는 개발이익을 반영하게 된다"면서 "국제적으로는 광범위한 수용사업이 줄고 있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무엇보다 민간으로부터 사서 민간에 파는 공공사업은 공공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