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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의료계가 4주째 집단행동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방재승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의 "500~1000명의 의과대학 증원이 적절하다"는 발언을 두고 '착시'라고 비판했다.
노 전 회장은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정부가 2000명 증원 카드를 꺼내자 서울대병원 비대위원장은 500~1000명 정도가 합리적인 숫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건 닻내림 효과에 의한 착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날 방 비대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의대 증원에는 동의하지만 2000명 규모의 증원은 적절하지 않다"며 "정부에 증원 근거를 제공한 학자들도 500~1000명 증원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협상을 각오하고 500~1000명을 부르든지 해야지 2000명 불러 놓고 절대 못 바꾼다고 하면 결국 대화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이에 노 전 회장은 "협상학에서 사용되는 용어 중 '앵커링 효과'라는 것이 있는데 우리말로 '닻내림 효과'라고도 한다"며 "배가 정박해 닻을 내리면 그 지점에서 멀리 벗어날 수 없듯이 처음 제시된 의견이나 이미지가 인간의 사고 과정에 개입하여 판단이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400명 증원을 꺼냈을 때 의료계가 결사반대를 하며 투쟁하던 것이 불과 4년 전"이라며 "지금 전공의들은 그 당시 의대생들로 4년 전의 기억이 선명한 젊은 의사들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살아갈 미래는 방재승 교수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선택하는 것"이라며 "닻내림 효과에 빠진 교수의 발언이 젊은 의사들의 상처를 더 벌리고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노 전 회장은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와 관련해 업무방해 교사, 방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