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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순서
①280조 시장 선점…EV 전용제품에 사활
②한국-금호, 같은 듯 다른 전략
③전기차용 타이어, 속부터 다르다
지난해 국내 타이어 3사는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미소 지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18인치 이상 대구경 타이어를 적용하는 경우가 늘어서다. 주행 안정성이 뛰어난 데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유리해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최근 국내 3사가 공시한 내용을 보면 한국타이어의 제품 1개당 평균 가격은 2021년 7만9786원에서 2023년 9만4437원, 금호타이어 2021년 6만2030원에서 2023년 7만2634원, 넥센타이어는 2021년 5만2464원에서 지난해 6만3874원으로 증가했다.
EV 타이어, 실제로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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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3사는 전기차(EV) 제품 비중을 늘릴 계획이어서 이 같은 실적 증가는 계속될 전망이다. EV는 타이어 교체 주기가 짧고 전용 타이어는 일반 제품보다 20~30%쯤 비싸다.
현재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주요 제품의 가격을 살펴보면 한국타이어 벤투스 S2 AS 245/40R19 규격의 경우 네이버 최저가가 14만3501원이다. 반면 아이온 에보 AS 235/55R19 규격은 17만6000원이었다. 고성능 제품인 245/45R19 규격 S1 에보 Z AS 17만2670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넥센타이어 엔페라 AU7 225/55R17 타이어는 12만2900원인 반면 225/55R18 규격의 엔페라 AU7 EV는 17만원이었다.
SUV용 제품은 어떨까. 한국타이어 다이나프로 HPX RA43 255/45R20 규격은 최저 14만8187원이었는데 아이온 에보 AS SUV 255/45R20은 20만1140원이다. 넥센타이어 엔페라 RU5 235/55R19 규격은 8만4840원, 전기차 전용인 로디안 GTX EV 235/55R19 규격은 11만8000원이다.
속부터 다른 EV 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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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평균 200~300kg쯤 무겁다. 대표 전기차 현대 아이오닉5의 경우도 2톤이 넘는다. 7인승 풀사이즈 내연기관 SUV와 비슷한 수준이다.
타이어가 버텨야 하는 무게가 늘어난 만큼 내하중 설계는 기본이다. 타이어가 필요 이상으로 찌그러지면 원래 설계된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고 승차감이 나빠진다.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단단한 구조물을 많이 추가하면 타이어 무게가 늘면서 자동차의 동력성능과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게다가 타이어가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면서 승차감도 나빠진다.
게다가 전기 모터는 낮은 속도에서부터 강한 힘을 낼 수 있다. 엔진은 변속기를 통해 그 힘을 적절히 발휘하지만 전기 모터는 회전하는 힘이 즉시 타이어로 전달된다. 무겁고 힘이 세이 내연기관차보다 마모가 빠를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EV 타이어는 충분한 강성과 탄성을 유지하면서도 무겁지 않은 첨단 신소재가 대거 적용된다. 무거운 EV가 제 성능을 내려면 노면에 닿는 부위인 '트레드'도 패턴과 소재를 기존과 달리 적용해야 한다. 마모성능만 높이면 접지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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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득을 얻으면 다른 측면에서 손해를 보는 '상충관계'(트레이드-오프·Trade-off)가 가장 잘 드러나는 제품이 타이어다. EV용 제품은 이런 트레이드-오프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력의 집약체다.
시끄러운 엔진이 없는 전기차의 특성상 소음저감기술도 중요하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과 창문 너머로 들리는 바람소리(풍절음)가 상대적으로 크게 들릴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트레드 패턴을 바꾸고 타이어 내부에 공명음을 흡수해주는 스펀지를 설치한다.
타이어업게에서는 EV 타이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와는 제품 성격이 달라졌다고 본다. 초기 EV용 제품은 일반 제품과 큰 차별화 요소가 적었지만 최근 출시 제품은 EV 특성을 반영하는 건 기본, 목적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세분화하는 게 추세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EV 전용 제품은 개발 당시부터 고성능차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며 "아이온의 경우 다양한 규격과 성능을 만족할 수 있어서 소비자 선택폭이 넓다"고 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출시는 늦었더라도 고하중설계(HLC)를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