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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창업주 고 조홍제 회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재계의 큰 별'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29일 숙환으로 영면했다. 향년 89세. 조 명예회장은 생전 허례허식 없는 소탈한 경영인으로 존경받았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겉치레로 격식 차리는 것을 좋지 않게 여겼고 회장이라고 특별 대우를 받는 것을 원치 않았다. 대부분 일정을 홀로 움직이기도 했다.
중국에서 귀국하는 길에 마중 나온 임원이 가방을 대신 들어주려 하자 "내 가방은 내가 들 수 있고 당신들이 할 일은 이 가방에 전략을 가득 채워주는 것"이라고 말한 일화는 재계에서 유명하다.
조 명예회장은 어떤 일이든 직접 나서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무진과 토론을 많이 하고 임원들도 생각이 다르면 조 명예회장에게 "그건 틀린 것 같다"고 건의하곤 했다.
조 명예회장은 부하직원이라도 전문지식과 확신을 갖고 이야기하면 지적을 받아들였다. 반대로 잘못이나 약점을 감추려는 사람에게는 질타하길 주저하지 않았다.
고인은 솔직하고 소탈한 성격이었다. 해외 출장을 갈 때도 수행원 없이 혼자 다닐 정도로 허례허식을 싫어했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의전을 중요하게 생각지도 않았다.
정철 전 효성물산 전무에 따르면 홍콩 주재원 당시 경비실에서 '미스터 조'라는 분이 찾아 왔다는 연락을 받고 내려가 보니 조 명예회장이 가방을 들고 혼자 서 있었다고 한다.
과거 일본에 출장을 갈 때는 자동차를 고집하기보다 전철을 이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멋있어 보이는 것보다는 시간 약속에 맞춰 다니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전철 이용을 개의치 않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