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시장이 역성장하면서 주요 배달앱이 생존 경쟁에 나선다. 이미지는 배달앱 주요 3사. /그래픽=강지호 기자
배달시장이 역성장하면서 주요 배달앱이 생존 경쟁에 나선다. 이미지는 배달앱 주요 3사. /그래픽=강지호 기자

▶글 쓰는 순서
①"이제 배달 안 써요"… 등 돌리는 배달앱 소비자
②"팔면 팔수록 손해" 속 터지는 음식점주, 배민 수수료 원성
③'철옹성' 배민에 도전… 배달비 0원 시대 연 쿠팡이츠



"물가가 너무 올라서 생활비 관리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제일 먼저 옷, 배달음식, 외식부터 줄였습니다."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속 급성장한 배달앱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정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2023년 음식 서비스(배달음식) 온라인 거래액은 26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감소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음식 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2017년부터 2조7000억원에서 2018년 5조3000억원으로 92.6% 성장한 이후 2019년(9조7000억원) 85.0% 급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2020년에는 17조3000억원(78.1%)으로 늘었고 2021년에는 26조2000억원(50.9%)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 거래액은 26억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역성장하면서 '배달 천하'의 막이 내렸다는 평이 나오는 것이다.

배달시장이 쪼그라드는 주요 이유로 비용 부담을 꼽는다. 지난해 오픈서베이의 '배달서비스 트렌드 리포트2030'에 따르면 배달 서비스 이용이 1년 전보다 감소한 이유로는 '배달비가 비싸져서' 83.9%(중복응답 가능), '배달 음식 가격이 비싸져서' 56.9%로 나타났다. 오픈서베이는 "배달 시장의 성장 둔화는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이후 증가한 외식 빈도와 높은 배달비가 원인이다"라며 "물가 상승과 겹치며 소비자의 부담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분석했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 이용은 여전


배달의민족의 앱 이용자 수는 굳건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의 앱 이용자 수는 굳건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지난해 배달시장 규모는 소폭 줄었지만 배달앱 이용자 수를 보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상황이 나쁘지 않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2월 월평균활성이용자수(MAU)는 2244만7074명으로 지난해 2월(2188만4931명)보다 4만9962명(0.23%) 늘었다. 같은 기간 쿠팡이츠는 348만7800명에서 574만2933명으로 225만5133명(64.7%) 증가했다.


요기요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2월 722만4945명에서 올해 2월 602만7043명으로 주요 배달앱(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가운데 유일하게 MAU가 감소했다. 감소 폭은 119만7902명(16.6%)이다.

배달앱 3사는 지난 한 해 소비자의 배달 부담을 낮추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했다. 배달의민족은 알뜰배달을 도입했다. 알뜰배달은 배달의민족의 자체 묶음 배달 상품으로 단건배달보다 배달비가 저렴하다.

요기요는 '요기패스X'를 론칭했다. 지난해 기준 요기패스X는 월 4900원을 정기 결제하면 최소 금액 1만7000원 이상 주문 시 횟수 제한 없이 배달비를 무료로 이용 가능한 멤버십이다. 쿠팡이츠는 쿠팡 유료멤버십인 '와우' 회원에게 10% 할인 혜택을 줬다. 1100만명 이상의 와우 회원은 쿠팡이츠에서 음식 주문 시 할인받았다. 이 할인금액은 쿠팡이츠에서 모두 부담했다.

각사의 지난해 활성이용자 수를 고려하면 이 가운데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은 것은 알뜰배달과 와우 할인 혜택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결국 쿠팡이츠가 요기요를 넘어섰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Android+iOS)를 표본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쿠팡이츠 앱 사용자가 649만명을 기록하며 요기요 앱 사용자 598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쿠팡이츠가 이용자 수 기준 요기요를 제친 것은 2019년 6월 출시 이후 처음이다.


수수료와 배달비 제각각… 사장님들 선택은


서울 강서구의 한 음식점 앞에 배달앱 3사 스티커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강서구의 한 음식점 앞에 배달앱 3사 스티커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배달앱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음식점주와의 상생 등도 빠질 수 없다. 주요 점주가 입점해야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고 그사이 발생하는 거래에서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달앱 3사는 각자 다른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크게 가게배달과 자체배달(배민1플러스)을 운영한다. 가게배달은 주문 중개만 수행하는 서비스다. 가게배달에는 울트라콜과 오픈리스트 두 가지 광고상품이 있다. 울트라콜은 광고주소 스폿인 '깃발' 하나당 월 8만원(부가세 별도)인 정액제 요금제다. 여러 지역에서 상단 노출 광고를 할 수 있다. 오픈리스트는 주문발생 시에만 주문금액의 6.8%가 부과되는 정률제 요금제다. 가게배달은 대부분이 울트라콜을 쓰고 있다.

자체배달인 배민1플러스는 주문건당 중개수수료 6.8%(부가세 별도)에 음식점주 부담 배달비(2500~3000원)로 구성된 이용제다. 한집배달과 알뜰배달을 통합한 형태로 소비자는 두 방식 가운데 선택이 가능하다. 자체배달의 경우 배달의민족 홈 노출이 많아 상당한 점주들이 배민1플러스에 가입하고 있다. 다만 정률제 상품으로 매출이 늘어날수록 수수료도 높아지는 구조다.

쿠팡이츠는 최근 스마트요금제를 선보였다. 스마트요금제는 주문건당 9.8%(부가세 별도)의 중개수수료와 음식점주 부담 배달비 2900원으로 구성됐다. 스마트요금제 외에는 주로 일반형 9.8%(부가세 별도)와 음식점주 부담 배달비 5400원 등의 요금제가 있다. 스마트요금제로 전환하면 소비자가 와우 회원일 경우 무제한 무료배달을 제공할 수 있다. 소비자가 내야 하는 배달비는 쿠팡이츠에서 부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