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군 소재 청소년수련원 씨랜드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해 유치원생을 포함 23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진은 1999년 6월30일 청소년 수련원 씨랜드에서 화재가 난 가운데 불길이 건물 전체를 뒤덮고 있는 전경. /사진=유튜브 디바 제시카 채널 캡처

1999년 6월30일 모두가 잠든 시간 경기 화성군 서신면 소재 청소년수련원 씨랜드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화재로 유치원생 19명과 인솔교사 1명, 레크레이션 강사 3명 등 총 23명이 화재 현장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특히 서울 송파구 소망유치원 원생들은 야외 체험을 마치고 잠이 든 상태였기에 인명 피해가 더 컸다.

사건경위 및 피해상황

경기 화성군 소재 청소년수련원 씨랜드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해 유치원생을 포함 23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진은 1999년 6월30일 청소년 수련원 씨랜드에서 화재가 난 가운데 인솔 교사 등 관계자들이 불을 진압하는 전경. /사진=유튜브 안전한TV 채널 캡처

사고 당일 씨랜드에는 서울 소망유치원생 42명, 안양 예그린유치원생 65명, 서울 공릉미술학원생 132명, 부천 열린유치원생 99명, 이월드 영어학원생 74명, 화성 마도초등학교 학생 42명 등 497명의 어린이와 인솔 교사 47명 등 모두 544명이 머물고 있었다.

화재는 수련원 3층 C동 301호에서 피워둔 모기향이 아이들 옷에 옮겨붙으면서 발생했고 불길이 빠르게 번지며 수련원 건물 전체를 뒤덮었다. 당시 화재를 맨 처음 발견한 사람은 학원 캠프 현장답사를 위해 방문한 태권도 관장 송영규씨로 그는 3층 천장에서 연기가 퍼져나가는 걸 목격한 뒤 있는 힘껏 "불이야"를 연신 외쳤다.


송 관장의 비명을 들은 유치원과 학원, 초등학교 교원들은 침착하게 아이들을 인솔했고 302호에 남아있던 소망유치원 아이들도 송 관장을 포함한 어른들의 구조로 무사히 탈출했다. 그러나 최초 발화지점인 301호에 머물고 있던 소망유치원 원생 18명은 인솔 교원이 없다 보니 불길이 치솟는 어두운 방 안을 빠져나오지 못해 전원 사망했다.

화재 진압에 투입된 한 소방관은 "301호 문을 강제로 깨고 들어갔는데 문에는 손톱으로 긁은 자국이 수없이 있었고 아이들의 시신은 모두 창문 아래쪽에 모여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화재로 301호에 머물던 소망유치원생 18명, 2층에 투숙했던 이월드 영어학원생 1명, 마도초등학교 인솔 교사 1명, 레크레에이션 강사 3명이 목숨을 잃었다. 교사와 레크레이션 강사는 아이들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충격 씨랜드, 알고보니 불법 건축물

경기 화성군 소재 청소년수련원 씨랜드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해 유치원생을 포함 23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진은 1999년 6월30일 청소년 수련원 씨랜드에서 난 화재를 진압 후 소방대원이 조사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안전한TV 채널 캡처

화재 진압 후 전수조사에 착수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해당 수련원이 콘크리트 1층 건물 위에 52개의 컨테이너를 얹어 객실로 만든 임시 건물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건물은 얇은 철판에 목재와 샌드위치 패널로 외벽과 지붕을 마감해 화재에 더욱 취약했다고 전했다. 또 숙소 내 화재경보기는 불량품이었으며 생활관에 비치된 소화기들은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속이 비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검경은 씨랜드 대표와 경기 화성군 관계자를 소환해 수련원 준공과 사업허가 경위 등에 대해 수사를 펼쳤고 씨랜드와 화성군청 간 인허가 비리가 있었음을 밝혀냈다.

이에 씨랜드 시설 건축주 겸 수련원장, 담당 공무원, 화성군수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고 사건 당일 술을 마셨던 것으로 보인 소망유치원 인솔 교사들도 모두 구속됐다. 해당 사건으로 김일수 전 화성군수는 군수직에서 사임했다. 법원은 씨랜드 원장에게 징역 1년, 소망유치원 원장에게 금고 4년을 선고했다.
경기 화성군 소재 청소년수련원 씨랜드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해 유치원생을 포함 23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진은 1999년 6월30일 임시 컨테이너를 얹어 불법 건축한 청소년 수련원 씨랜드 수련원이 불에 탄 전경. /사진=유튜브 안전한TV 채널 캡처

이 참사로 아들을 잃은 김순덕 전 여자 하키 국가대표 선수는 사고 4개월 후 인천에서 다시 화재 사고가 발생하자 정부의 무책임한 수습에 분노하며 현역 시절 받았던 훈장과 메달을 모두 정부에 반납한 뒤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났다.

또한 참사로 쌍둥이 딸을 모두 잃은 유가족 대책 회장 고석씨는 하던 일을 내려놓고 한국어린이안전재단을 설립해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씨랜드 참사 뒤 변화와 영향

경기 화성군 소재 청소년수련원 씨랜드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해 유치원생을 포함 23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진은 1999년 6월30일 청소년 수련원 씨랜드 화재로 숨진 소망유치원생 아이들 모습. /사진=유튜브 디바 제시카 채널 캡처

씨랜드 화재 참사로 인해 대한민국 사회에 안전 관리 및 불법 건축물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웠다. 이후 안전 규제 강화와 화재 예방 대책 마련에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또한 참사로 부터 26년이 지난 현재 경기 화성시(당시 군)는 유족과 협의하에 '씨랜드 화재 참사' 부지에 추모시설과 희생자 추모공간을 조성해 참사의 아픔을 기억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