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일·박창희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의 새로운 치료법를 제시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고영일·박창희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의 새로운 치료법를 제시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예후가 나쁜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의 새로운 치료법이 제시됐다. 국내 연구진이 저등급 림프종 치료에 사용되는 표적항암제인 'BTK억제제'에 기반한 새로운 항암화학요법을 개발하면서다.

새 항암화학요법은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치료 반응을 보였다. 10명 중 3명은 종양이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Nature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고영일·박창희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한국 림프종 임상연구 콘소시움(CISL) 공동연구팀은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 치료를 위해 BTK억제제·레날리도마이드·리툭시맙 병용요법을 기획하고 효과성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단일군 2상 임상시험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DLBCL)은 빠르게 진행하는 공격성 림프종의 일종으로 악성 림프종의 절반 이상은 이 유형이다. 리툭시맙 등 항암제를 병용하는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하는데 환자 10명 중 4명은 1차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치료 후 재발을 경험한다.

CAR-T 치료법의 도입을 통해 이러한 환자들의 예후가 개선됐지만 여전히 절반 가량의 재발·불응성 환자는 정립된 표준 치료법이 없고 기대여명이 6개월에 그칠 만큼 예후가 나쁘다. 즉 재발·불응성 환자들의 사망률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서 이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이 필요했다.


이에 연구팀은 표적항암제 BTK억제제(아칼라브루티닙)와 다발성골수종 치료에 사용하는 면역조절항암제 레날리도마이드·C20 표적항암제 리툭시맙을 병용하는 항암요법(R2A요법)을 개발했다. 이 요법을 66명의 환자에게 투약하고 치료 반응을 추적 관찰하는 단일군 2상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평균 약 9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은 54.5%로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이 종양 크기가 감소하거나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치료 반응을 보였다. 특히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CR)는 전체 환자 10명 중 3명꼴(31.8%) 나타났다. 1년 무진행생존(PFS) 비율은 전체 환자의 33.1%로 환자 3명 중 1명은 1년간 종양이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교수는 "BTK억제제 기반 항암치료는 CAR-T 치료에 실패한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 환자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로 검증된 R2A요법을 최근 개발 중인 이중항체치료와 CAR-T 치료와 병용한다면 생존율을 높이는 또 다른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