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인데' 인스타로 릴스 시청하자… 성인용 콘텐츠 '우수수'

인스타그램이 청소년 계정에 선정적인 게시글과 영상을 추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인스타그램 로고 이미지. /사진=엑스(X·옛 트위터) 캡처

미국 빅테크 기업 메타의 자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이 미성년자 계정에 성적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각)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월부터 이달까지 약 6개월 동안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인스타그램 상 미성년자 계정에도 성인 음란물이 추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실험은 로라 에델슨 미 노스이스턴대 컴퓨터과학과 교수와 함께 진행했다. 실험 진행 방식은 연령을 13세로 설정한 새 계정을 만든 후 인스타그램의 숏폼 플랫폼인 릴스를 시청하는 것이었다.

릴스는 시청 시작부터 한 여성이 선정적인 자세로 춤을 추거나 특정 신체 부위를 강조하는 자세를 취하는 등의 자극적인 영상을 제공했다.

또 선정적 영상을 끝까지 시청하자 릴스를 켠 지 20분도 지나지 않아 성적인 내용이 추천 콘텐츠로 등장했다. 심지어 일부 계정은 알몸 사진을 보내준다는 제안까지 보내온 것으로 확인됐다.


에델슨 교수진은 다른 새 계정을 만든 후 누구도 팔로우하거나 어떤 것도 검색하지 않았다. 콘텐츠 추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활동을 피한 것이다.

그리고 릴스를 시청하자 초기 추천 콘텐츠에는 전통적인 코미디, 자동차, 액션 등의 영상이 포함됐다. 선정적인 자세를 취하는 여성의 영상이 나타났고 이를 시청하자 그와 관련된 영상이 계속해서 추천 목록에 올라왔다. 당시 실험진은 '좋아요'나 '저장' 등을 누르지도 않았다.

WSJ와 에델슨 교수는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플랫폼인 스냅챗과 틱톡에서도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 플랫폼에서는 미성년자에게 성적인 콘텐츠를 추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에델슨 교수는 "세 플랫폼 모두 10대에게 추천하는 콘텐츠는 (성인에게 추천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며 "그러나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10대에게 추천하는 영상이 틱톡에서 성인들에게 제공되는 영상보다 훨씬 더 노골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메타는 에델슨 교수진의 실험 결과가 10대 전반을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앤디 스톤 메타 대변인은 "10대들이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현실과 맞지 않는, 인위적인 실험"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뉴멕시코주는 메타가 미성년자가 불법 음란물에 노출되지 않도록 안전 장치를 하고 있지 않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메타는 지난 1월 미성년자의 성인용 콘텐츠 이용에 대한 필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관련 문제는 시정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