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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되며 크게 빠진반면 SK하이닉스의 주가는 5% 가까이 뛰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날 5만8900원에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2.32% 내린 것으로 52주 신저가를 썼다.
삼성전자 주가가 5만 9000원이 깨진 건 지난해 1월 6일(장중 저가 5만 7900원) 이후 약 1년 9개월 만이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지난 8일 발표된 잠정실적이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하회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를 밑도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80조9003억원, 영업이익 10조7717억원이었다.
삼성전자의 컨센서스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빠르게 하향조정됐다. 한 달 전만해도 14조원대로 예상됐던 영업이익은 10조원대로 대폭 낮춰졌으나 실제 실적은 이보다 더 낮았다.
스마트폰과 PC 등 범용 메모리 판매가 하락한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견조했지만 삼성전자의 HBM(고대역폭메모리) 사업은 부진했다. 삼성전자는 참고자료를 통해 "HBM3E 의 경우 예상 대비 주요 고객사향 사업화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자사의 HBM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삼성전자 주가 흐름과 반대 양상이다. 지난 10일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날보다 4.89% 오른 18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뉴욕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상승하고 대만 반도체 기업인 TSMC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영향이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한 것과는 대비된다.
오는 24일 발표 예정인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17조9978억원, 영업이익 6조7559억원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1조5000억원 이상 추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