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등을 쓴 소설가 한강(54)이 올해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소설가 한강. /사진=뉴스1
'소년이 온다' 등을 쓴 소설가 한강(54)이 올해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소설가 한강. /사진=뉴스1

올해 노벨 문학상에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인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0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스웨덴 한림원은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서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머니S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 소설가 한강을 11일 화제의 인물로 선정했다.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문학인

올해 노벨문학상은 한국 소설가 한강에게 돌아갔다.사진은 지난해 11월14일 열린 한강 작가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소설가 한강. /그래픽=뉴스1
올해 노벨문학상은 한국 소설가 한강에게 돌아갔다.사진은 지난해 11월14일 열린 한강 작가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소설가 한강. /그래픽=뉴스1

올해 53세인 소설가 한강은 1970년 11월 광주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1995), 장편 '검은 사슴'(199년) 등을 통해 슬픔과 외로움 위주의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을 다뤘다.


2005년 중편 '몽고반점'이 이상문학상을 받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1977년 문학사상사가 제정한 이래로 첫 1970년대생 작가였다. 다른 70년대생 작가와 차별화된 진중한 문장과 세계관으로 호평받은 바 있다.

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로 한국 최초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제주 4.3사건의 비극을 다룬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4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메디치상을 수상했다.

한강은 전남 광주에서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태어났다. 이후 서울로 올라와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죽음과 폭력 등 보편적인 인간의 문제를 시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내는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4000만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한강, 전화인터뷰서 "매우 놀랍고 영광스럽다"

한국인 최초로 작가 한강(54)이 2024년 노벨문학상을 거머쥐었다. 사진은 지난 2016년 5월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신작소설 '흰' 출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소설가 한강. /사진=머니투데이
한국인 최초로 작가 한강(54)이 2024년 노벨문학상을 거머쥐었다. 사진은 지난 2016년 5월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신작소설 '흰' 출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소설가 한강. /사진=머니투데이

한강은 수상자 발표 후 노벨위원회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매우 놀랍고 영광스럽다"며 "(여러 작가의) 모든 노력과 힘이 나에게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릴 때부터 책과 함께 자랐고 한국 문학과 함께 성장했다"며 "한국 문학 독자들과 동료 작가들에게 좋은 소식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가장 큰 영감을 받은 작가를 묻자 "작가들은 인생의 의미를 탐색하고, 때로는 길을 잃고, 때로는 단호하다. 그들의 모든 노력과 힘이 내 영감이 됐다"고 답했다.

한강을 막 알게 된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으로는 '작별하지 않는다'와 '흰', '채식주의자'를 꼽았다. 한강은 "가장 최근에 낸 '작별하지 않는다'는 인간의 행위에 직접적으로 연결돼있고 '흰'은 자전적인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말름 노벨문학상 위원회 사무국장은 수상자 발표 기자회견에서 "한강과 전화로 통화했는데,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고 막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마친 것 같았다"며 "그는 정말로 이 상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지만, 우리는 오는 12월 시상식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논의했다"고 전했다.

노벨 문학상은 1901년 제정 이래 백인의 독무대였다. 한강 작가 수상 전까지 유색인종이 수상한 경우는 모두 7번뿐이다. 한국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대한민국 예술계가 들썩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