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스의 고성능 전기SUV '엘레트라 S'  /사진=박찬규 기자
로터스의 고성능 전기SUV '엘레트라 S' /사진=박찬규 기자

'로터스'(Lotus)는 경량화를 통한 고성능을 추구하는 브랜드였다. 출퇴근이나 레저활동 등 실생활과는 거리를 두는 대신 레이싱 서킷과 더 가까웠다. 이번에 시승한 로터스 '엘레트라'는 브랜드 최초의 순수전기 하이퍼 SUV로 본격적인 변신을 선언한 모델이다.

엘레트라는 단순히 '고성능'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모든 부분의 디테일을 강조하며 새로운 럭셔리를 추구한다. 부드러운 촉감을 자랑하는 최상급 가죽 소재, 정교하게 깎아낸 금속 장식이 대표적이다. 그러면서도 레이싱 버킷 시트보다는 편안하지만 뛰어난 지지력을 보여주는 시트, 두툼한 그립감을 자랑하는 스티어링 휠은 모터스포츠에 뿌리를 둔 브랜드의 정체성 영향을 받았다.


엘레트라는 기본형과 엘레트라 S, 초고성능 엘레트라 R이 있다. 이번에 시승한 건 중급 모델인 '엘레트라 S'다.

거침없는 가속, 묵직한 핸들링

로터스의 고성능 전기SUV '엘레트라 S'  인테리어 /사진=박찬규 기자
로터스의 고성능 전기SUV '엘레트라 S' 인테리어 /사진=박찬규 기자

로터스는 현재 중국 지리자동차 산하 브랜드로 포함되면서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 브랜드로 성격을 바꿨다. 전기SUV 엘레트라는 새로운 시도 중 하나다. 고성능과 럭셔리를 추구하는 전기차를 표방하면서 SUV 트렌드를 반영했다. 대중성보다는 특수시장을 겨냥하는 브랜드 특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수익성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가속감은 고성능 전기차의 면모를 거침없이 보여준다. 엘레트라S의 제로백(0→100km/h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5초다. 2.5톤이 넘는 무게를 느끼지 못할 만큼 경쾌한 가속감이다. 고속 추월 가속 상황에서도 전혀 힘이 부족하지 않다. 리어 모터에 2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빠른 가속 성능과 초고속 주행 능력도 갖췄다.

'엘레트라 S'의 큼지막한 센터 디스플레이는 주차 모니터링에도 도움이 된다.  /사진=박찬규 기자
'엘레트라 S'의 큼지막한 센터 디스플레이는 주차 모니터링에도 도움이 된다. /사진=박찬규 기자

고속에서도 불안함이 전혀 없이 여유로웠다. 공기를 이용해 성능을 높이는 로터스 브랜드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반영된 디자인 덕분이다. 전기차 특성상 공기역학(에어로다이내믹)이 중요해지는데 엘레트라에도 원활한 공기 흐름을 위한 수많은 통로를 마련했다. 길이 5.1m가 넘는 SUV가 0.26(Cd)이라는 낮은 공기저항계수를 달성했다. 여기에 차체 높낮이가 조절되는 에어 서스펜션과 함께 사륜구동시스템이 적용돼 안정감을 더했다.


배터리는 CATL의 최상위 제품 NCM523 CTP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탑재됐다. 350kW DC 급속충전기로 배터리를 20분 만에 10→80% 충전할 수 있다. 엘레트라 S는 한 번 충전으로 453km를 주행할 수 있다. 최고시속 258km에 달한다.

라이다 센서로 상위 자율주행 구현 대비

시승한 '엘레트라 S'는 윈터타이어가 끼워져 있었다.  /사진=박찬규 기자
시승한 '엘레트라 S'는 윈터타이어가 끼워져 있었다. /사진=박찬규 기자

엘레트라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제대로 갖췄다. 주행에 대한 핵심적인 제어, 주행 환경 모니터링 및 비상시 대처를 위해 차체 곳곳에 라이다 4개와 레이더 6개, HD 카메라 7 개 등 다양한 센서를 심어놨다. 라이다는 지붕과 앞 펜더에 숨어있다가 기능을 활성화하면 바깥으로 튀어나온다.

실내는 단순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이다.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15.1 인치 HD OLED 디스플레이가 자리했다. 여기에 계기판과 동승석 대시보드엔 얇고 길쭉한 형태 디스플레이가 슬쩍 숨어있다.

엘레트라 S에 기본으로 탑재되는 23개 스피커 구성의 영국 KEF 레퍼런스 서라운드 시스템은 2160W의 출력을 자랑한다.

휠베이스(축간거리)가 3m 이상이어서 뒷좌석도 넉넉하다. 뒷좌석 승객을 위한 8 인치 터치스크린이 기본 적용됐다.

엘레트라 S 시작가격은 1억7900만원인데 시승차는 옵션이 더해져서 2억470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