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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설 연휴가 지나고 은행 뱅킹 애플리케이션에 아파트 관리비, 급여 이체 등 자동이체가 몰리면서 일부 뱅킹 앱에서 접속지연 현상이 벌어졌다. 이날 하루 뱅킹 앱에는 카드대금이나 예약 등록된 결제 등 1억2000만건의 금융거래가 실행됐으나 일각에서 우려한 '이체 오류'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센터 컷 건수는 총 1억1796만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1일 실행된 센터 컷이 3400만 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급증했다.
센터컷은 정해진 날짜에 처리되는 '자동이체' 등을 업무를 의미한다. 지난 27일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라 6일간 설 연휴가 진행됐고 31일 역대 최다 거래량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밀렸던 금융 수요가 급증하면서 여러 은행 모바일 앱에서 접속지연 현상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8시쯤 NH농협은행 모바일 앱에서는 접속자 급증에 따라 '온라인 대기열'이 발생했다. 접속 대기자는 약 6만명을 웃돌았다.
오전 한때 SC제일은행 뱅킹에서도 이용자 급증에 따른 접속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신협은 이용자 급증에 따른 전산망 과부하로 온라인·오프라인 영업점 업무에 차질이 발생했다.
은행 관계자는 "설 연휴 기간 중단됐던 자동이체나 카드값 결제도 재개되면서 뱅킹 앱에서 일시적 금융거래가 지연됐다"며 "대부분 빠르게 정상화됐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설 연휴 첫 거래일에 금융거래가 집중될 것을 예상하고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KB국민은행 IT비상대응반은 이날 조기 출근해 서버 과부하 영향 등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ICT 담당 직원의 모니터링 근무를 강화하고 장애 상황 발생 시 금융결제원 등의 대외기관과 협업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거래량 급증으로 시스템 과부하가 발생하면 시스템 용량을 10분 안에 긴급 증설할 수 있는 온디맨드(on-demand) 아키텍처를 적용했다.
우리은행은 2018년 추석 전 전산 장애를 겪은 바 있어 정진완 행장이 직접 연휴 기간 중 비상근무를 하는 IT비상상황실을 방문하기도 했다.
금융기관 공동전산망을 운영하는 금융결제원과 금융당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 IT 담당국이 함께 거래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며 "오늘 거래량이 쏠린 자동 이체나 카드값 결제 등은 모두 예약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