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타이양다오 호텔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면담하고 있다. (국회의장실 제공) 2025.2.7/뉴스1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타이양다오 호텔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면담하고 있다. (국회의장실 제공) 2025.2.7/뉴스1

(서울·베이징=뉴스1) 김일창 기자 정은지 특파원 =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참석 등을 위해 중국을 방문중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직무정지로 생긴 외교 공백을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메우는 모습이다.

우 의장은 7일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한 후 시 주석과 회담했다. 우리나라 국회의장이 시 주석과 회담한 것은 지난 2014년 정의화 의장 이후 11년만이다. 당초 15분을 계획한 회담은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긴 42분 동안 진행됐다.


미중 관세 전쟁 위기 속 시진핑 회담…예정시간 27분 넘겨 42분 대화

우 의장은 시 주석에게 탄핵 정국에서도 우리나라 국정은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 등을 요청했다.

우 의장과 시 주석의 만남은 윤 대통령이 집권 초기부터 대중관계에서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초반부터 미중 관세 전쟁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양국 관계에 유의미한 발전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우 의장은 이에 대해 현지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국가 신인도 관리를 위해 의원 외교를 강화하면서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며 "한국의 상황을 국회의장이 설명하고 대한민국의 역량에 신뢰와 지지를 당부하는 것이 국제사회에 안정감을 주는 길"이라고 말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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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교역 활성화, 첨단분야 협력 요청

특히 우 의장은 시 주석에게 한중 양국의 경제 관계의 상호 발전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으로 우리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세계 질서가 급변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주목되는 국가가 아닐 수 없다"며 "특히 올해는 한국이, 내년엔 중국이 APEC을 각각 개최하는 만큼 APEC 성공 개최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이를 매개로 한중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된다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투자후속협정에서 성과 도출이 기대되며 한중 교역 활성화,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첨단분야 협력 등에 대해 우리 측 입장을 전달했다. 또 한국기업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시 주석 측은 APEC 정상회의에 국가주석 참석은 관례라면서 관련 부처와 참석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언급했다고 의장실 관계자가 전했다. 한중 관계에 대해서는 안정성을 유지하길 희망하고 중국의 개방과 포용정책은 굳건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디커플링(무역·공급망 등의 탈동조화)에 반대한다고 했다.

우 의장은 지난 5일 우리의 국회의장 격으로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도 만나 계엄 사태를 겪고 있는 대한민국이 전혀 불안정하지 않다는 점을 설명했다.

한편 우 의장은 최근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국회의장 임기를 마칠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이번 계엄사태 이후 국회에 대한 국민 신인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국회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는 시기"라며 "(전반기) 국회의장 임기는 2026년 5월 29일까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