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코리아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이 아들 원성준씨를 앞세워 코스닥 시장에서 메자닌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장사 자금이 공시 목적과 다르게 사용되면서 배임과 횡령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7일 투자업계 따르면 엑스큐어는 지난해 11월 에프앤모빌리티와 대종삼에 각각 120억원과 63억원을 대여해줬다. 각각 이자율은 13%와 20%로 높은 수준이지만, 대여자금의 출처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해당자금은 목적 외 사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엑스큐어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4년말 80억원에서 2025년 9월말 기준 306억원으로 226억원 증가했다. 이 중 전환사채(CB 150억원)와 유상증자(109억원)자금을 제외하면 47억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11월 매각한 씨유메디칼시스템의 양도금을 더해도 117억원밖에 되지 않는다.

엑스큐어는 하이츠투자조합(80억원)과 돌핀에이아이투자조합(70억원)을 통해 총 150억원의 3·4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공시된 자금 사용 목적은 '타법인 인수자금'이었다.

두 조합의 주요 출자자는 오션인더블유로, 각 조합에 52.5%와 50%를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션인더블유의 최대주주는 아름드리코퍼레이션인데 초록뱀 원영식 전 회장의 아들인 원성준 씨가 100% 소유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8월 일반공모자금(109억원) 역시 'USIM 제작비 및 판매수수료 지급' 목적으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공모자금이 사용목적 외 사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자금사용 목적 외 사용됐다면 정상적인 영업 거래로 보기 어려운 대여금으로 배임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성준 150억원 CB자금 협진 등 비정상적 기업인수자금 활용

엑스큐어가 원 회장으로 받은 CB 자금이 기업 인수자금으로 활용되는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거래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예컨대 엑스큐어는 지난해 11월 아이알홀딩스로부터 협진의 7회차 CB 100억원을 인수했다. 문제는 이 CB에 설정된 콜옵션이다. 아이알홀딩스가 원할 경우 50억원까지 다시 매수할 수 있는 옵션이 붙어 있다. 즉 100억원을 투자했지만 최대 50억원만 회수할 수 있는 구조다. 엑스큐어 입장에서는 최악의 경우 50억원의 손실이 예상되는 불리한 투자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협진의 주가가 오를 경우 아이알홀딩스가 언제든지 권리 행사를 통해 큰 차익을 남길 수 있으나, 엑스큐어의 경우 리스크만 떠안고 큰 이익을 거둘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에프앤모빌리티(강용호 100%) 빌려준 자금 역시 한울앤제주 인수자금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강 대표는 엑스큐어로부터 빌린 차입금으로 케이파트너스1호투자조합을 통해 한울앤제주(옛 제주맥주)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하지만 강 대표가 한울앤제주 지분을 투자하기 위해 빌린 차입금을 돌려주기 위해 한울앤제주에 매각하기로 한 부동산(255억원) 계약이 발목을 잡았다. 부동산 매각을 통한 무자본인수 논란이 커지자 한울앤제주는 해당 부동산 취득을 철회했다. 한울반도체에서 케이파트너스1호가 보유한 한울앤제주 지분을 재인수하며 최대주주 자리를 회복하기도 했다.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강 대표는 오션인더블유와 함께 스마트프라임밸류투자조합의 주요출자자로 비트맥스 지분 인수에 참여했다. 이에 한울앤제주 역시 강 대표를 통해 원 회장이 간접적으로 투자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자본총계 6억원 회사에 8일짜리 120억원 급전대출을 해주는 것 자체가 정상적인 거래로 보기 어렵다"며 "강용호 대표가 오션인더블유와 관계를 고려한다면 회사 자금을 특수관계인에게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원영식 회장, 아들 회사 통해 기업인수 과거수법 반복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엑스큐어 사례가 원영식 회장이 과거 주가조작 사건에서 사용했던 방식과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은 2023년 7월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배임, 조세포탈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후 같은해 원 회장은 보증금 3억원 등을 조건으로 보석 석방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또한 초록뱀그룹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CB 및 BW 등 메자닌 투자 금지' 등이 담긴 쇄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보석 석방 이후 원 회장은 아들을 통해 기업인수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원 회장이 구속 당시 초록뱀그룹이 'CB 및 BW 등 메자닌 투자 금지'를 약속했지만, 보석 석방 이후 아들 명의로 다시 메자닌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투자조합을 통한 간접 투자, CB와 콜옵션 활용, 특수관계인으로 보이는 거래 등 과거를 답습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본지에서는 여러 차례 관련자들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