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3월 말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3월 말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증권사들이 대차거래 잔고를 늘리는 등 개인투자자 대상 주식대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주식대여 서비스란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증권사가 중개하는 대차거래를 통해 다른 투자자에게 대여하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시스템이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전날까지 국내 증권사 대차거래 잔고는 48조127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46조460억원 대비 4.52%(2조8172억원)늘어난 규모다. 대차거래 잔고는 개인에게서 주식을 빌린 증권사가 아직 반납하지 않은 물량을 의미한다.


증권사는 주식대여 서비스를 통해 개인이 보유한 주식을 빌려온다. 이후 대여받은 주식을 공매도 거래를 진행하는 다른 기관에 다시 대여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이때 대여되지 않고 남아 있는 대여 주식의 잔여량을 말한다. 즉 증권사가 대차거래 잔고를 늘리고 있다는 것은 향후 기관에 대여할 주식을 미리 확보해두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오는 3월 공매도 재개 시 거래에 충분한 대여 주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대차거래 잔고를 늘리기 위해선 개인에게 '주식대여서비스 활용' 동의를 얻어야 한다. 실제 지난 17일부터 KB증권은 자사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서 국내주식 대여서비스 가입 신청을 홍보하고 있다.

대차거래 잔고는 2023년 11월 공매도 금지 이후 크게 줄었다. 공매도로 활용할 주식을 보유할 이유가 크게 있지 않게 되면서 증권사들은 2023년 11월 이후 대차거래 잔고를 지속해서 줄였다. 공매도 금지 직전인 재작년 10월 기준 81조1808억원을 나타내던 잔고는 매월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지난해 12월 기준 46조원까지 줄었다.


대차잔고 추이/자료=한국예탁결제원
대차잔고 추이/자료=한국예탁결제원

하지만 올해 들어 공매도 재개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은 재차 대차거래 잔고를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공매도가 가능한 코스피200 우량주를 중심으로 대차거래 잔고를 늘리는 모습이다. 1월 초부터 이달 18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대차거래 잔고가 가장 많은 종목은 삼성전자(5조1926억원)로 나타났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3조2895억원) SK하이닉스(2조4555억원) 에코프로비엠(1조9555억원) 셀트리온(1조5088억원) 포스코퓨처엠(1조38884억원)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공매도 전산화와 일반투자자와 기관투자자 간 불평등 해소 등 제도개선이 이뤄졌다고 판단, 오는 3월31일부터 공매도를 재개할 예정이다. 공매도가 금지된 지 1년4개월 만이다.

금융위원회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공매도를 위해 상장주식을 빌리는 대차거래의 경우 상환기간은 90일 이내에서 대여자와 차입자가 정하되 연장하더라도 총 상환기간이 12개월을 넘을 수 없도록 했다. 상환기간의 종료일에 상장폐지나 거래가 정지돼 매수가 어려운 경우 또는 계좌 간 대체가 제한되는 경우는 그 사유가 종료되는 날부터 3영업일이 상환기간 종료일로 정했다.

다만 여전히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에 대해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공매도 거래에서는 빌린 주식이 실제 보유 수량보다 더 많이 매도될 가능성이 있다"며 "외국인과 기관 등 공매도 주체가 개인투자자(신용대출) 대비 무려 39배의 수익을 가져갔다는 분석도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