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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오는 25일 올해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지 관심이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리 동결을 택했지만 경기 하강 우려가 커졌고 환율 변동성이 완화되면서 인하 기대감이 커졌다.
22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오는 25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은 지난 1월엔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한 바 있다. 물가상승률 안정세와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치적 리스크 확대로 성장 하방위험이 커졌고 환율 변동성이 증대됐다는 이유에서다.
이달 금통위는 한 달 전과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채권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에 무게를 싣는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196개 기관, 947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55%가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대로 한은이 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0.25%포인트 낮추면 기준금리는 2022년 8월(2.5%) 이후 처음으로 2%대로 내려온다.
금리 인하 주장의 주요 근거는 내수회복 지연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진 점이 지목된다. 지난해 말 계엄사태 이후 정국 불안에 따른 심리 위축이 이어지고 있단 점도 명분을 더한다.
최근 환율이 1430원대로 내려오며 환율 변동성도 완화됐다. 지난 회의 때 금통위원 전원이 3개월 내 인하 가능성 열어둔 점도 설득력을 보탠다.
골드만삭스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분기당 25bp(1bp=0.01%포인트)씩 인하해 오는 3분기엔 최종금리가 연 2.25%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골드만삭스는 "간헐적으로 완화 정책을 펼칠 미국을 포함해 주요국의 중앙은행이 우리가 예상한 대로 통화 완화를 지속하면 한은도 국내 거시 발전에 집중하고 필요에 따라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한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1월에는 외환에 대한 우려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이번에는 성장에 집중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여전히 금리 동결도 배제할 수는 없다. 지난달과 비교해서는 환율 수준이 어느정도 진정됐지만 여전히 1400원대를 지키고 있고 무엇보다 소비자물가가 5개월 만에 다시 2%대에 올랐다는 점도 부담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5.71로, 전년동월대비 2.2% 상승했다. 지난해 7월(2.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한은은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경제 전망도 내놓는다. 지난달 한은은 이례적으로 지난해 11월 경제 전망치 1.9%를 1.6~1.7%로 수정 발표했다. 이에 경기 둔화와 정치 불안으로 한은이 전망치를 더 낮출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지난 18일 국회 기재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김영진(더불어민주당·경기 수원시병) 의원의 저성장 대한 질의에 "올해 성장률 1.6% 전망을 다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불확실성 외에도 미국의 여러 경제 정책이나 연방준비제도 금리 정책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