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제조업체 KG모빌리티가 오는 3월 러시아 시장에 재진출할 예정이다.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이 20일 경기 평택 KG 모빌리티 본사 디자인센터에서 열린 브랜드 전략 발표 및 중형 SUV '액티언' 출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 KG모빌리티가 오는 3월 러시아 시장에 재진출할 예정이다.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이 20일 경기 평택 KG 모빌리티 본사 디자인센터에서 열린 브랜드 전략 발표 및 중형 SUV '액티언' 출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인 KG모빌리티(KGM)이 3월 러시아 시장 재진출을 결정했다. 다만 현재 러시아 자동차 시장을 잡고 있는 중국차와 러시아차와의 경쟁, 전쟁 후 호황이 정체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향후 KGM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21일 러시아 매체 및 국내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KGM은 오는 3월 초 KGM은 토레스, 티볼리, 코란도, 렉스턴 4개 모델의 현지 판매를 시작한다. 러시아 시장 판매를 위한 OТТС(러시아 인증)를 받은 상태며 모든 모델에 5년 또는 10만㎞의 보증을 제공한다.


KGM의 공식 유통업체인 'REX-Motors'는 올해 판매목표는 2만대라 밝혔다. 판매 비중은 토레스가 60%, 렉스턴 25%, 코란도 10%, 티볼리 5% 내외로 추정된다. 진출 시점인 3월 기준 러시아 전역에 40개의 딜러 센터가 운영될 예정이며, 올해말까지 7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가장 저렴한 모델인 티볼리 가격은 359만루블(한화 5862만원)부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란도는 439만루블(한화 7168만원), 토레스는 515만루블(한화 8409만원), 렉스턴은 679만루블(한화 1억1088만원)으로 예상된다.

KGM은 내수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진출에 힘쓰고 있다. 내수 판매 실적은 4만 7046대, 전년 대비 25.7% 감소한데 반해 수출은 6만2378대로 18.2% 증가하여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튀르키예를 비롯해 중동지역, 카자흐스탄, 인도 등에서 점유율 확대에 집중한 결과다. 지난해 10월 올해 초 러시아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히며 의지를 다졌다.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와 유럽 지역을 연결하는 핵심 거점이기 때문에 종전이 확정될 시 주요 글로벌 제조업체들 또한 재진출을 모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연달아 러시아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이후 아브토바즈, 그랜트와 같은 현지 제조업체와 비야디, 체리차, 지리차와 같은 중국차 제조업체들이 공백을 메우며 시장구조를 재편했다.

러시아 산업통상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의 신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7% 증가한 155만1000대다. 최저 판매량을 기록했던 2022년 대비 156% 상승한 수치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년 대비 58.8% 감소했던 판매량(68만7370대)은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전쟁으로 인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정부의 대규모 군비 지출과 더불어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인해 내수 생산이 증가하고, 자국의 산업이 활성화된 결과다. 소매 판매, 자본 투자, 산업 생산 성장률 전망치 모두 상향조정됐다. 지난해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3.9%로 2023년 3.6%에 이어 2년째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신차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약 10% 감소한 143만대로 전망된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폐차 비용 증가로 인해 차량 가격이 상승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 18%였던 기준 금리도 25%까지 상승할 것으로 관측돼 가계 소비 여력 역시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KGM 러시아 시장 진출은 황기영 대표이사의 역할이 컸다고 전해진다. KGM은 2023년 현대자동차 러시아법인장을 역임한 황 대표를 KGM 유럽·러시아사업부장으로 영입했다. 지난해 정용원 전 KGM 대표이사가 횡령 혐의 논란으로 자리에서 물러나자 KGM은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해 황 대표를 승진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