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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의 올해 실적 개선에 비상등이 켜졌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현상이 장기화하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조금 폐지와 관세정책이 포스코퓨처엠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캐즘 직격탄을 맞아 실적이 급감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6999억원, 7억원으로 전년대비 22.3%, 98.0%씩 감소하며 실적이 악화됐다. 개선 전망도 밝지 않다.
캐즘으로 인해 핵심 수익원인 양극재 판가 하락과 음극재 판매 부진이 겹친 탓이다. 지난해 양극재 매출은 2조1856억원으로 전년(3조1401억원)과 견줘 30.3% 줄었다. 같은 기간 음극재 매출은 2217억원에서 1543억원으로 30.4% 감소했다.
작년 4분기 실적만 놓고 봐도 매출은 7232억원을 기록, 전년동기(1조1458억원) 대비 36.8% 줄었다. 영업손실 413억원을 기록해 3개 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도 캐즘이 장기화되면서 실적 개선을 장담할 수 없다. 투자업계는 올해 유럽 전기차 판매량을 302만3000대로 추산해 전년과 비교해 1.7% 줄 것으로 보고, 미국 전기차 성장세 전망도 당초 15~20%에서 8.6%로 대폭 축소했다.
'트럼프 리스크'는 포스코퓨처엠 전망을 더 어둡게 만든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 뉴딜'(친환경 산업정책)을 종식하고 전기차 의무화를 철회한다고 공식 언급한 바 있다.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기에 따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또한 장담할 수없게 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만들어진 IRA 정책은 ▲구매자 대상 전기차 세액공제 ▲투자 세액공제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등의 혜택을 부여했으나 이 같은 정책 또한 폐기되거나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 고객사들이 전기차 보조금 폐지에 따른 수요 둔화에 가격 인하로 대응한다고 해도 포스코퓨처엠 수익성에 대한 압박으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에 미국 시장 비중이 높은 것은 위험 요소"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도 포스코퓨처엠에겐 악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캐나다·멕시코 수입품에 25% 관세,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대해 당사국들이 보복 조치에 나서면서 무역 전쟁의 전운이 드리우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배터리 양극재 합작 공장을 캐나다에 건설 중인 만큼 타격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퓨처엠은 북미 투자를 통해 위기를 타개할 것이라고 주목된다.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최근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이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캐나다 양극재 공장을 5월에 준공할 예정"이라며 "1단계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