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관세 압박으로 인해 애플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가격이 동반 인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애플의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아이폰16 시리즈가 출시된 지난해 9월 서울 강남 안다즈 서울에서 KT, 사전예약 고객 호텔 컨시어지 이벤트가 개최된 가운데 시민들이 신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임한별 기자(머니S)
미국발(發) 관세 압박으로 인해 애플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가격이 동반 인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애플의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아이폰16 시리즈가 출시된 지난해 9월 서울 강남 안다즈 서울에서 KT, 사전예약 고객 호텔 컨시어지 이벤트가 개최된 가운데 시민들이 신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임한별 기자(머니S)

미국발(發) 관세 압박으로 인해 애플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가격이 동반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애플이 최근 공개한 보급형 신제품 '아이폰16e'의 가격이 전작 대비 40% 가까이 오르면서 차기 플래그십 모델 가격 인상도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모델 역시 가격 인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소비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애플은 24일(현지 시각) "향후 4년 동안 미국 내 투자와 지출을 5000억달러(약 714조원) 이상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 부과를 공표했는데 아이폰 등 자사 기기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는 애플 입장에선 이 같은 관세가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몇 년 동안 인도 등 다른 국가에서도 생산을 확대하며 '탈중국' 움직임을 가속화했지만 여전히 아이폰 물량의 80% 이상이 중국에서 출하됐다. 생산기지를 중국 외 지역으로 이전하더라도 제조 비용 증가로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애플의 이번 미국 내 투자 확대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처럼 관세 면제 혜택을 노린 전략으로 해석되지만 결과적으로 생산 비용 상승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개한 보급형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아이폰16e의 가격 인상 조치도 이러한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지난 19일(현지 시각) 공개한 아이폰16e를 599달러(99만원)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작인 아이폰SE3(429달러) 대비 약 40% 인상된 가격이다. 예상보다 가파른 가격 인상 폭에 업계에서는 애플이 사실상 차기 플래그십 모델인 '아이폰17'의 가격 인상을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가격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최신 프리미엄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25 시리즈가 사전 예약을 시작한 가운데  지난 1월 서울 마포구 삼성스토어 홍대점에서 시민들이 갤럭시 S25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임한별 기자(머니s)
애플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가격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최신 프리미엄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25 시리즈가 사전 예약을 시작한 가운데 지난 1월 서울 마포구 삼성스토어 홍대점에서 시민들이 갤럭시 S25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임한별 기자(머니s)

애플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가격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애플의 가격 동결 정책에 영향을 받아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 동안 제품 가격을 크게 올리지 못했다.


이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수익성은 악화됐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경험(MX) 사업부(네트워크 사업 포함) 매출은 지난해 117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2.4% 감소했다. 특히 고물가로 인한 부품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삼성전자로서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가격 인상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베트남과 인도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국가가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한다. 만약 미국이 베트남·인도산 스마트폰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삼성전자의 수출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결국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애플과 삼성전자 모두 AI 기능을 강화한 신형 스마트폰을 보급형 모델까지 확대 적용하면서 제조 비용 상승이 가격 인상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 업계에서는 AI 스마트폰 확산과 함께 스마트폰 가격 인상 폭이 가팔라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AI 기능이 고도화될수록 프로세서 성능 향상가 대용량 메모리 탑재, 전력 효율 개선 등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돼 이는 제조 원가 상승으로 직결된다.

결국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기존에는 보급형 모델을 통해 가격 부담을 낮출 수 있었지만 AI 기능 확대로 인해 보급형 스마트폰 가격도 빠르게 상승하면서 '가성비' 제품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발 관세 정책으로 인한 스마트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돼 소비자들의 휴대폰 교체 구매주기가 늘어날 수 있다"며 "애플과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의 선택 다양화를 위한 저가형 모델 출시와 함께 매출 다각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