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민 도움으로 새 학습공간을 마련한 새벽빛 장애인학교 학생과 교직원들이 축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수원시.
수원시민 도움으로 새 학습공간을 마련한 새벽빛 장애인학교 학생과 교직원들이 축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수원시.

지난해 7월 수원시자원봉사센터 이사장인 이재준 수원시장(가운데)과 최순호 수원FC 단장(왼쪽), 김상연 수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오른쪽)가 새벽빛 장애인 야학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수원시
지난해 7월 수원시자원봉사센터 이사장인 이재준 수원시장(가운데)과 최순호 수원FC 단장(왼쪽), 김상연 수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오른쪽)가 새벽빛 장애인 야학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수원시

수원 지역 장애인들의 배움터인 새벽빛 장애인학교가 1225명의 수원 시민들의 따뜻한 후원으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25일 수원시에 따르면 새벽빛 장애인학교는 최근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권선구 서부로 수여성병원 3층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휠체어가 교행할 수 있을 정도인 입구 로비 왼쪽에 명예의 전당이 설치됐다. 후원에 '감사드립니다'라는 문구를 중심으로 개인 후원자와 단체, 기관 이름이 빼곡하게 적혀있다.


270㎡ 규모의 공간 중 가장 중요한 교실은 안쪽에 배치했다. 이전 1개이던 교실이 2개로 늘어 학습활동 외에도 예술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게 됐다. 첫 번째 교실은 벽면을 전신거울로 설치해 무용과 연극 등 수업에서 요긴하게 활용 가능하다. 두 번째 교실도 제법 넓은 공간을 차지해 다양한 학습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복도, 상담실, 사무실, 대기실 등의 공간도 마련돼 이용자들의 편의가 한층 높아졌다.

새벽빛 장애인야학은 2007년 오목천동의 한 건물을 임대해 문을 열었다. 새벽빛 장애인 야학이 입소문을 타면서 30여명 수준이던 학생 수가 점차 늘어 70명을 훌쩍 넘긴 것이다. 지난해부터는 공간 부족 문제가 발생했다. 교실이 단 한 개뿐이라 프로그램을 동시에 진행하지 못하고, 휠체어를 탄 학생들이 지나다니기 어려웠을 정도였다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보다 더 넓은 교육 공간을 찾아 나섰지만, 차가운 현실과 편견에 직면했다. 적당한 크기의 공간은 예산이 부족했고, 어렵게 계약을 약속한 뒤 거절당하는 일도 있었다. 건물 내 다른 입주민들이 장애인학교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딱한 소식을 전해 들은 수여성병원 관계자가 건물의 한 층을 반값에 임대해 준다고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적당한 공간을 찾은 기쁨은 잠시뿐. 인테리어 비용이 또다시 걸림돌이었다.


장애인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수천만원이 필요했다. 이런 장애인 야학 이전 어려움을 수원 지역사회가 풀어냈다. 새벽빛 장애인 야학의 사정을 알게 된 수원시자원봉사센터와 수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적극 나섰다. 시민의 자발적인 모금을 유도해 인테리어 비용을 마련키로 하면서 새벽빛 장애인학교 이전에 '새빛'이 들기 시작했다.

새벽빛 장애인야학 이전을 위한 모금 운동의 첫발은 수원시자원봉사센터와 수원경실련, 수원FC가 뗐다. 지난해 7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모금활동에 힘을 모았다.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3개월 여만인 지난해 11월 새벽빛 장애인야학을 위한 모금은 목표액 7300만원을 달성했다.

72개 단체와 기업이 참여했으며, 기부 인원은 1225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830명은 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수원시민 개인 참여자였다. 수원시민 1000명 중 한 명이 모금에 동참한 셈이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도 매교동 주민인 유복단(73) 할머니가 폐지를 팔아 5개월 동안 모은 124만원을 기부해 주목을 끌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시민단체가 장애인 야학 환경개선을 위해 직접 모금활동에 나선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시민의 힘으로 나눔을 전파하고 수원을 바꾸는 일에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