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제2LNG터미널 건설현장. /사진=포스코
광양 제2LNG터미널 건설현장. /사진=포스코

광활한 대지에 펼쳐진 LNG(액화천연가스)의, LNG를 위한, LNG에 의한 공간이 두 눈을 사로잡았다.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LNG 저장 탱크부터 저 멀리 해외에서 LNG를 싣고 먼 길을 달려온 LNG 선박까지. 포스코는 각 그룹사의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독보적인 LNG 생태계 '광양 LNG터미널'을 구축했다.

에너지 인프라 중심 '광양 LNG터미널'

광양 LNG터미널은 국내 최초 민간 설비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2023년 에너지 전문회사 포스코에너지를 합병하면서 LNG 밸류체인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인도네시아·호주 등에서 추진 중인 육·해상가스전 개발 사업 ▲북미산 LNG 도입 사업 ▲LNG 저장 터미널 사업 ▲LNG 기반 전력 발전소 등 다양한 에너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05년 문을 연 광양 LNG 터미널은 93만㎘ 저장용량을 갖춘 제1 LNG 터미널과 20만㎘급 LNG 탱크 2기를 증설하는 제2 LNG 터미널로 구성된다.


제1터미널은 국가 기간산업을 위한 발전용 및 공정용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5·6호기 저장탱크는 포스코가 세계 최초 개발한 극저온용 고망간강이 적용됐다. 고망간강은 LNG를 액체 상태로 유지하는 온도인 -162℃ 이하에서도 우수한 충격인성과 강도를 보인다. 내년 완공 예정인 제2터미널은 총 133만㎘의 LNG 저장 용량을 갖췄다. 전 국민이 40일간 사용 가능한 난방용 가스 저장 용량에 해당한다.

정우택 포스코인터내셔널 리더는 "5·6호기 저장탱크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탱크이면서 고망간강 적용으로 안정성까지 갖춘 20만㎘ 저장 용량 시설"이라며 "현재 증설 중인 7·8호기 탱크 건설에도 고망간강을 활용해 경제성과 안정성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양 LNG 터미널이 지금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던 건 포스코의 건축 기술 덕분이다. 포스코이앤씨의 독자 설계 및 시공 기술력은 LNG 밸류체인을 한층 더 강화했다. 2010년부터 LNG터미널 건설 전담 조직을 꾸린 포스코이앤씨는 2015년 EPC 수행능력을 확보했고, 2019년 세계 최초 고망간강 LNG탱크인 광양 LNG 터미널 탱크 5호기를 준공했다. 현재는 제2터미널에 위치할 탱크 7·8호기 증설공사에 참여하고 있다.


김근홍 포스코인터내셔널 리더는 "제1터미널과 제2터미널은 연계 방식을 통해 통합 운전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광양 제2LNG터미널 7호기 탱크 내부. /사진=포스코
광양 제2LNG터미널 7호기 탱크 내부. /사진=포스코

지난달 26일 찾은 LNG탱크 7호기 공사 현장은 엄청난 크기로 좌중을 압도했다. 실제 탱크 내조 크기는 직경 84m, 높이 39m다. 풀 컨테인먼트 방식을 적용해 외조는 콘크리트, 내조는 고망간강으로 작업 중인 모습이었다. 외부와 내부 자재가 각각 다른 '밥솥' 형태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고망간강을 공사에 도입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주성철 포스코이앤씨 차장은 "고망간강이 신소재인 만큼 물질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에 시간이 소요됐다"며 "각 플레이트 사이의 각을 용접하는 '개선각'에 대한 계산을 거쳐 불량률을 줄일 수 있었다"고 했다. 고망간강 플레이트는 각 탱크당 2650t이 사용될 예정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이앤씨는 협업 과정을 통해 경쟁사 대비 45일이나 공사 기간을 단축했다. 주 차장은 "앞으로도 단계별 협업을 통해 공사 기간 단축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간기업 최초 시운전 사업 뛰어든 포스코… LNG 터미널 연계 사업도 '꾸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선박 시운전 사업, 벙커링 사업 등 LNG 터미널 연계 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020년 민간기업 1호로 LNG 선박 시운전 자격을 취득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내 조선사들을 대상으로 선박 시운전 사업을 시작했다. 해당 사업은 조선사가 선주에게 LNG선을 인도하기 전 LNG의 안정적인 저장, 주요 설비 정상 작동 여부 등을 검사해주는 서비스다.

매해 평균 30~50여척의 LNG선박이 국내 조선소에서 신규 건조되고 있어 LNG 선박 시운전 사업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LNG터미널 부두 작업 현장. /사진=포스코
LNG터미널 부두 작업 현장. /사진=포스코

이날 한 LNG 선박이 정박해 시운전이 진행될 LNG터미널 하역부두 현장도 찾았다. 해당 선박은 40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천연가스 운송이 가능하다.

시운전은 입항하는 선박에 로딩암을 연결하면서 시작된다. 이어 폭발을 막기 위한 퍼지 작업 후 선박 내부에 소량의 LNG를 12시간 동안 천천히 주입한다. 주입을 마친 선박은 바다 위를 운항하는데, 시운전이 끝나면 남은 LNG는 반납해야 한다. 모든 과정이 마무리되기까지 약 2주의 시간이 소요된다.

김명규 포스코인터내셔널 총괄은 "2006년부터 지금까지 300건의 시운전을 안전하게 마친 유일한 민간기업 저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