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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IRP 계좌를 잡기 위해 증권사들이 내놓는 혜택이 늘고 있다. 이미 대다수 증권사가 비대면 직개설 계좌에 자산관리·운용 수수료를 면제하는 가운데 모든 IRP 계좌에 수수료를 면제하는 증권사도 등장했다. 은행·보험업권과 수수료 격차를 줄이기 시작해 현재는 사실상 역전된 상황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원리금 비보장 상품 연 수익률 상위 5개사 모두 비대면 직개설 IRP 계좌에 자산관리·운용 수수료를 면제한다. 미래에셋·삼성·유안타·NH투자·한국투자증권 등이다. 비대면 수수료 면제는 2021년 삼성증권이 시작한 이후 타 증권사들이 차례로 도입하면서 업계 표준이 됐다.
자산관리·운용 수수료가 사라지자 증권사에 지불하는 비용이 IRP 적립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총 비용 부담률)도 은행·보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업계 평균은 0.32%다. 예·적금 비중이 높은 타 업권보다 펀드 보수를 많이 받아도 낮은 수수료로 비용 부담이 같은 것이다. 상품 특성 차이와 통계 시점차를 고려하면 사실상 역전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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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경쟁에서 은행·보험업권을 앞선 증권사들은 이미 '다음 단계'를 겨냥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비대면 계좌 수수료에서 한발 더 나아가 대면 개설 IRP 계좌에도 수수료를 면제한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작년 말 실물이전 제도 시행에 따른 머니무브가 본격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은행권과 보험업권의 연금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수수료 면제 이벤트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에도 총 비용 부담률이 업계 평균 절반을 밑도는 0.15%를 기록한 바 있다. IRP 원리금 비보장 상품 연 수익률은 선두권에서 멀지 않은 10.42%다.
NH투자증권은 다른 증권사와 달리 보험업권을 집중 공략 중이다. 보험사 계좌에서 실물이전한 IRP 고객에게 상품권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적립금을 2배로 인정해준다. 보험사 계좌에 2000만원이 있었다면 4000만원 실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보험업권에 퇴직연금 적립금이 특히 많아 어드벤티지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은행·보험에 비해 뒤떨어졌던 대중 접근성도 보완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업계 최초로 연금가입 고객을 위한 오프라인 연금센터를 운용한다. 서울·수원·대구 등 3곳에 지점이 있다. 연금 전담 프라이빗뱅커(PB) 40여명이 제도부터 상품, 세금 등 전문적인 연금 상담을 지원한다. NH투자증권에서도 퇴직연금 고객은 전용 상담센터인 연금자산관리센터를 통해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혁신금융 시범사업자로 지정된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RA) 일임서비스로 복잡한 금융 상품에 대한 다양한 투자옵션도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