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미국 보스턴다이나믹스 본사서 글로벌 기업과 로봇·AI 시대의 HR 역할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사진은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제작한 이족보행 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와 보스턴다이나믹스가 UPS·갭·큐리그 닥터페퍼 등 글로벌 기업 최고인사책임자 8명을 최근 미국 보스턴다이나믹스 본사로 초청해 로봇·AI(인공지능) 시대에서의 인사관리(HR) 역할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

13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번 미팅 참석자들은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제작한 이족보행 로봇 아틀라스·사족보행 로봇 스팟·물류 로봇 스트레치 시연을 직접 경험하며 산업 현장에서 로봇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이들은 로봇의 실제 도입사례와 그 효과, 앞으로의 개선사항, 로봇의 업무 범위 확장의 가능성에 대한 의견도 서로 교환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기업과 머지않은 미래에 로봇이 단순 기계 장치를 넘어 인간과 연결되는 존재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진단하며 인간과 로봇이 공존할 수 있는 HR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미 기업 운영 전반에 적용되기 시작한 AI를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지에 대한 토론도 이어갔다.


글로벌 물류기업인 UPS에서 운영하는 AI 콜센터 도우미 등 각자의 기업 업무에 활용되고 있는 AI 사례를 공유했다.

한 발 더 나아가 AI가 업무만 돕는 하나의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에 탑재돼 '디지털 동료'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로봇·AI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조직문화가 형성될 가능성도 주목했다.

로봇의 업무 범위·생산성은 AI와의 결합을 통해 폭발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각 기업이 AI가 탑재된 로봇을 최대한 빠르게 도입해 관련 데이터를 선제적으로 축적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참가자들은 이번 미팅을 통해 다가올 미래에는 기술 이해도가 높은 인재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로봇·AI와 실제 인간의 기업 내 공존은 피할 수 없다는 인식 아래 앞으로 HR은 기술과 인간 통합을 설계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는 역할로 진화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각 기업 최고인사책임자들 역시 기존 HR 방식을 탈피해 기술·전략·조직 설계까지 아우르는 리더십이 필요하며 로봇과 AI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역할 수행을 해야 한다고 공감했다.

김혜인 현대차 HR본부장(부사장)은 "제조나 기술개발이 아닌 인사 분야 최고책임자들이 직접 만나 로봇·AI 시대에서의 HR 역할을 논의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HR이 고전적인 역할을 넘어 기업의 비즈니스의 방향성까지 제시할 수 있도록 현대차가 세계적 흐름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