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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 주가가 하루 만에 5% 급락하는 등 휘청이는 모양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행보에 대한 반발과 더불어 비야디(BYD)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부상에 경쟁력 약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이날 테슬라는 전 거래일 대비 12.70달러(5.34%) 내린 225.31에 거래를 종료했다. 테슬라는 지난 17일에도 4.79% 하락하며 2거래일 연속 급락세를 보였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전기차 업황 회복 기대감과 트럼프 트레이드에 힘입어 급등한 바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테슬라는 62.65% 올랐지만 올해 들어 테슬라 주가는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최근 일주일 동안 테슬라 주가는 2.28% 하락했다. 한 달 동안은 36.37%, 올해 들어서 44.21%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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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17일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최첨단 초고속 전 시스템 '슈퍼 e-플랫폼'을 발표한 후에는 2거래일 동안 10% 떨어지는 등 급락세를 보이자 '딥시크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비야디가 발표한 '슈퍼 e-플랫폼'은 양산 승용차에 1000V(볼트) 고전압과 1000㎾(키로와트) 충전 전력을 제공하는 배터리 충전 시스템이다. 비야디의 설명에 따르면 5분 충전으로 400㎞를 주행할 수 있어 15분 충전으로 주행거리 275㎞를 제공하는 테슬라 슈퍼차저보다 더 빠른 충전 속도와 긴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비야디는 슈퍼 e-플랫폼이 적용된 차량을 내달부터 판매할 예정이며 중국 전역에 초급속 충전소 4천개 이상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비야디의 충전시스템이 실제로 출시되면 중국에서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이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의 점유율이 더욱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의 판매량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 중국 공장 출하량은 3만688대로 지난 1월 대비 51.47%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줄었다.
이지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1~2월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량 부진이 부각되며 테슬라의 단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중국 내 비야디 등의 자율주행 기술 등이 부각되는 환경 속에서 테슬라의 기술에 대한 실망감도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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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와 관세정책에 대한 우려도 테슬라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을 맡은 머스크는 최근 여러 차례 극우적 언행을 일삼아 논란이 됐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축하 행사 연설 중 나치 경례를 연상시키는 동작으로 논란을 빚었다. 독일과 영국의 극우 정당을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이에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이 커지며 테슬라 차량에 대한 불매운동과 차량이나 매장, 충전소 등을 노린 방화와 총격, 기물 파손 행위 등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도 테슬라에 타격이 되고 있다. 트럼프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매길 예정이다. 주요 자동차 생산국인 두 나라에서 관세가 인상되면 테슬라는 생산 비용 증가와 가격 상승 부담을 안게 된다.
김현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트럼프 당선 최대 수혜주로 꼽혔으나 오히려 보복 관세 위협과 불매 운동이 펼쳐지며 피해주로 전락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