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24일 러시아 국영방송 파벨 자루빈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핵우산 발언이 매우 위험하다고 말하며 '유럽 재무장'을 경계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빅토르 오르반 헝기라 총리의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사진=로이터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24일 러시아 국영방송 파벨 자루빈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핵우산 발언이 매우 위험하다고 말하며 '유럽 재무장'을 경계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빅토르 오르반 헝기라 총리의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사진=로이터

러시아는 유럽이 평화를 주장하면서 전쟁에 관해 이야기하고 자체적인 군사화를 통해 재무장을 추진하는 것은 역설적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핵우산' 발언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계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각) 러시아 국영방송 파벨 자루빈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대신 군비 지출을 늘리고 우크라이나에 파병을 고려하면서 갈등을 악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럽은 전쟁의 근본 문제 해결은 외면한 채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파견단을 배치할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의 '핵우산' 발언은 "매우 매우 위험하게 들린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달 초 프랑스 국민에게 보낸 연설에서 유럽 국가들을 프랑스의 핵 억지력 보호 아래 두는 것에 대해 동맹국들과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러시아를 프랑스와 EU 전체에 대한 위협으로 묘사하며, 이를 군사비 지출을 늘리고 EU 내 프랑스 핵무기의 존재를 확대하는 명분으로 삼았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유럽들은 도널드 트럼프라는 '새 보안관' 때문에 어려운 입장에 처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에 '내가 다 해줄 테니 돈을 내라. 국방비를 5%로 올리고 그 다음에 얘기하자'고 했다"면서 "따라서 유럽은 미국의 핵우산이라는 편안한 영역에서 벗어나야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매우 공격적이고 군사주의적인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와의 관계에 장애가 되는 모든 장벽을 허물고 조화롭게 상호 이익이 되는 발전을 추구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가 핵무기를 없애면 좋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에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늘릴 것을 압박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유럽은 안보 분야에서 미국에 상당히 의존해 왔고 이것은 불공정했다며 이제는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이에 유럽은 '유럽 자강론'을 내세우며 8000억유로(약 1270조원) 규모의 방위비 증강을 추진 중이다.

러시아는 유럽 국가의 우크라이나 평화유지군 파병은 사실상 나토군을 배치하는 것과 같다며 반대하고 있다. 유럽이 자강론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갈등을 확대하는 움직임으로 보고 경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