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전 거래일(2465.42)보다 106.17포인트(4.31%) 급락한 2359.25에 개장한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2465.42)보다 106.17포인트(4.31%) 급락한 2359.25에 개장한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서며 장중 1470원을 넘어섰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에 중국이 34% 보복관세로 맞대응하면서 관세전쟁 우려가 확산, 외국인의 증시 순매도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까지 겹치며 원화 약세 압력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7.9원 오른 1,462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오전 9시31분 기준 1471.3원까지 상승했다. 오전 10시3분 현재는 1467.3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장중 환율이 147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3일(1471.0원) 이후 나흘 만이다.


환율은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 이후 30원 넘게 급락하며 1434.1원까지 떨어졌으나, 미·중 간 무역갈등이 재점화되며 다시 급등 흐름으로 돌아섰다. 야간장에서 이미 26.9원이 급등하며 1461원에 마감했고, 이날 장중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중국은 전날 오는 10일부터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고율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일 미국이 자국에 부과한 상호관세 수준과 동일한 수치다. 중국 정부는 이와 함께 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 통제, 미국·인도산 의료장비 부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 등 추가 보복 조치에도 나선 상황이다.

미국 측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오는 9일 상호관세 부과는 연기되지 않으며, 협상 여지도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역시 관세 철회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관세전쟁이 실물경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들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며 환율 상승 압력을 더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4% 넘게 급락하며 2359.25에 출발한 뒤 낙폭을 확대했다. 오전 9시12분에는 코스피200 선물이 5% 이상 급락하며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현·선물 모두에서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달러화 강세도 환율 상승에 힘을 보탰다. 이날 오전 9시35분 기준 달러인덱스(DXY)는 102.78을 기록하며 이틀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 3일 관세 여파로 101.27까지 떨어졌던 달러 가치는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한 상태다.

한편 이날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007.69원까지 오르며 202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안전자산인 엔화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