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슬로우 러닝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23일 서울 한강 여의도공원을 러닝 중인 사람들의 모습. /사진=김인영 기자

"빨리 뛰기만 러닝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러닝을 시작한지 2~3년 됐다고 밝힌 40대 남성 A씨는 최근 슬로우 러닝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추운 날씨가 풀리면서 공원, 산책로 등에 러닝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러닝하면 그저 빨리 뛰는 것만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러닝에도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고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슬로우 러닝이 주목받고 있다.

'핫'해진 슬로우 러닝, 천천히 뛰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슬로우 러닝은 빠르게 뛰는 러닝과 달리 천천히 일정 속도를 유지하며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슬로우 러닝은 말 그대로 일반적인 러닝보다 천천히 달리되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러닝법이다. 슬로우 러닝은 뛴 거리, 운동량보다 속도 조절이 중요하다. 최고의 스피드를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편안한 페이스를 유지해 장시간 지속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슬로우 러닝은 '천천히' '꾸준히'라는 키워드를 지니고 있다. 매주 목표 시간, 거리를 늘려가며 운동하는 방법을 통해 자신만의 페이스를 설정한다. 또 슬로우 러닝은 자연스러운 자세로 달리며 목과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신체를 직각 유지해 발의 중간 부분이 땅에 닿도록 해 몸이 받는 충격을 줄이면서 뛰는 자세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슬로우 러닝을 할 때 편안한 심박수(평균 최대 심박수의 50~70%)를 유지해야 한다. 힘들다고 느껴지면 속도를 줄이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일정함을 유지하는 것이 주요 포인트다. 무리하게 운동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슬로우 러닝은 무릎 관절이 안 좋은 사람이나 러닝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에게 추천할만한 운동법 중 하나다.


A씨는 최근 슬로우 러닝으로 운동법을 바꾼 이유에 대해 "저번에 운동하다 무리해 무릎이 살짝 불편해졌다"며 "그래서 운동을 좀 쉬었는데 다시 하려고 하니 예전처럼은 하기 힘들더라. 그래서 천천히 무리하지 않는 운동법을 찾다가 슬로우 러닝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예전처럼 운동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천천히 뛰는 것도 나름 매력이 있는 것 같다"며 "이제는 격하게 하는 운동보다는 천천히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운동도 꾸준히 해야겠다"고 밝혔다.

이성기 차의과학대학교 스포츠의학과 교수는 슬로우 러닝에 대해 "천천히 달리는 러닝은 속도를 높이면서 신체에 가해지는 부담이 큰 러닝보다 부상이나 질병 등 위험을 줄이거나 예방할 수 있다"며 "기초적인 신체 체력을 보강하는 데에도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슬로우 러닝이 도움 되는 이들에 대해선 "근골격계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운동이 필요한 사람들과 부상 예방이나 회복, 체중감량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며 "건강, 미용을 위해 운동을 시작했지만 높은 강도로 포기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다"고 전했다.

슬로우 러닝, 주의할 점은?

슬로우 러닝 후 스트레칭으로 몸의 피로를 풀어줘야 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슬로우 러닝을 할 때 제일 신경 써야 할 부분은 페이스 조절이다. 이 교수는 슬로우 러닝 주의점에 대해 "걷는 것보다 조금 더 빠른 속도(1km당 8~10분 정도의 속도. 자연스럽게 호흡하면서 러닝 중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정도 속도)로 페이스를 조절하며 꾸준히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슬로우 러닝이 우리 몸에 주는 효과에 대해선 "슬로우 러닝은 섭취한 탄수화물 대신 체내에 축적된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며 "지방 분자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양이 탄수화물 분자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양보다 월등하게 많기 때문에 지방 연소에도 효율적이다.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는 피로 개선, 상해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슬로우 러닝 후에도 빠르게 뛴 러닝처럼 반드시 스트레칭으로 근육 피로를 풀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 운동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통해 몸을 회복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슬로우 러닝으로 어느 정도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았다면 속도를 좀 더 높이며 달리거나 뛰었다가 걷는 인터벌 형식의 러닝을 도전해보는 것도 운동에 새로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