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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7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무너질 수 있다"며 "반드시 개헌을 성공시키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외교·통상 관료 출신답게 외신을 향한 첫 메시지에서 정쟁이 아닌 구조 개혁을 강조했다.
한 후보는 이날 서울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 기조연설에서 "지금 한국 정치는 정치라기보다 폭력에 가깝다"며 "무분별한 가짜뉴스와 음모론, 사라진 관용, 승리를 위한 무원칙한 경쟁이 우리 사회를 파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고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밀착이 진행 중인 지금이야말로 정치가 제 역할을 해야 할 때"라며 "그러나 지금 한국의 정치는 위기를 해결하기는커녕 위기의 진원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세운 나라가 정쟁에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한 후보는 하버드대 스티븐 레비츠키 교수의 분석을 인용해 "지금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건 전제정치가 아니라 극단적 당파성"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가 바뀌어야 경제도 사회도 산다"며 "개헌 이후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발언은 정치 시스템 전면 개편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이번 연설은 한덕수 후보가 외신을 향해 던진 메시지인 동시에 국내 정치 전반을 향한 구조 개혁 선언으로 해석된다. 정치 시스템 자체를 문제 삼고 "개헌 후 퇴진"이라는 파격 선언으로 정면 돌파를 택한 것이란 평가다. 극단적 당파성과 통상 리스크를 동시에 끌어안는 전략은 '관리형 대통령'이 아닌 '체제 수습형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외교·통상 분야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한 후보는 한미 간 통상 문제에 대해 "가장 오래 다뤄온 사람,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평하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과의 협의에 적극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의 국익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상호 윈윈하는 해법을 반드시 찾아낼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 복귀와 함께 촉발된 글로벌 관세협상 국면, 러북 군사 밀착,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지정학적 변수도 언급했다. 그는 "전 세계가 겪는 도전 외에 한국은 정치 혼란이라는 이중의 위기를 겪고 있다"며 "국내외를 동시에 볼 수 있는 통합적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한 후보는 "K팝·K반도체·K방산을 이끈 대한민국이 정치 하나 때문에 무너져서는 안 된다"며 "정치의 근본을 바꿔 경제가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