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군 일광신도시 인근에 건설 중인 일광노르웨이숲 전경/사진=김동기 기자

'일광신도시에 단 하나뿐인 리조트 라이프'라고 홍보하는 일광노르웨이숲에 주민기피시설인 하수처리장이 설치되는 것으로 밝혀져 분양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부산 기장군 관내 대단지 아파트에 자체 하수처리장이 설치된 곳은 한 곳도 없다. 기장군 관내 아파트의 하수는 공공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하고 있다.


일광신도시 인근에 건설되고 있는 일광노르웨이숲은 유림종합건설이 시행하고 유림이엔씨(E&C)가 시공을 맡고 있다. 2027년 3월 입주예정이다. 유림이엔씨는 자체 하수처리장에 대해 "허가 당시 하수종말처리시설의 용량 부족으로 개인처리시설로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자체 하수처리장은 악취 등의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운영비 부담문제도 있다. 하수처리장은 대표적인 주민 기피시설로 분류된다. 또 일광 앞바다로 방류되는 하수처리수 관리의 어려움도 있다. 무엇보다도 하수처리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인건비, 처리약물 등 관리비가 별도로 투입돼야 하며 일정기간이 지나면 부품 교체도 이뤄져야 한다. 이런 부담은 고스란히 입주민의 몫이다.

일광노르웨이숲 분양홈페이지에는 '숲과 바다를 모두 품은 하이엔드 랜드마크' '일광신도시 단 하나뿐인 리조트 라이프'라고 홍보하고 있다. 숲, 바다, 리조트 등으로 환경을 강조하고 있는 일광노르웨이숲이 아파트 내 하수처리장으로 인해 환경친화적인 이미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분양자 A모씨는 "아파트 단지 내에 하수처리시설이 들어선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면서 "시행사는 당장 하수처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유림이엔씨 사업본부의 관계자는 "입주 후 하수처리시설의 운영비와 악취 등 입주자들의 불편은 현재로는 알 수 없으며 이와 관련한 모든 비용은 입주자 부담"이라고 밝혔다. 또 "하수처리시설 설치에 대해서는 입주자모집공고 등을 통해 고지됐다"고 밝혔다.

반면 인근의 옛 한국유리 부지에 들어서는 1968세대의 동일스위트는 아파트 단지 내 시설이 아닌 공공하수처리시설에서 하수를 처리할 계획이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부산시 하수계획팀의 한 관계자는 "하수도 기본계획상 동일스위트 건축승인 이전 일광지역 오폐수는 일광하수처리시설에서 처리하도록 잡혀 있다"면서 "현재도 일광신도시 뿐만아니라 삼성리, 이천리, 학리, 이동 등의 하수도 일광하수처리시설에서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일광공공하수처리시설의 용량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서 2단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하루 9000톤을 처리할 수 있는 일광하수처리시설 용량을 8000톤 증설해 하루 1만7000톤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하수도정비 기본계획을 변경한다. 2028년 2월 준공목표로 추진 중인 2단계 증설사업의 비용은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동일스위트측에서 부담할 계획이다.